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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상 반영한 文대통령 추천도서…'정조부터 리프킨까지'

등록 2020.09.05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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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라면 정조처럼', '코로나 사피엔스' 등 4권 추천

취임 초 강연집, 방북 전 평양 취재기…관심사 확인

내각·참모 인사 때 저자 발탁도…이정동·김희경 등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휴가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충남 계룡대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닷새간 취임 두번째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다. 2018.08.03. (사진=청와대 제공)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진희 기자 = 휴가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충남 계룡대에서 독서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부터 3일까지 닷새간 취임 두번째 여름 휴가를 보내고 있다. 2018.08.03. (사진=청와대 제공)[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태규 기자 = 취임 첫 해부터 이어오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 도서들은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추천 목록들을 살펴보면 국정운영의 최고 책임자로서 당시 어떤 고민을 안고 있었는지를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이 읽은 책 중에서 일반 국민들과 공유하고 싶은 책들을 따로 추려 추천하는 일을 취임 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있다. 취임 초기에는 주로 여름 휴가 기간 읽은 책들 위주로 소개했지만 2년 연속 여름 휴가를 떠나지 못하면서 다양한 계기로 추천하는 양상이다.

올해 역시 폭우 피해 대처를 위해 여름 휴가를 반납하면서 휴가 때 읽은 책을 소개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래서 계기를 찾은 것이 '독서의 달'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독서의 달 9월을 맞이한 기념으로 올 여름에 읽은 4권의 책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개했다.

문 대통령의 책 추천 배경의 표면적인 계기는 독서의 달 기념 차원이었지만,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에 적극 참여를 독려하는 차원의 의미도 함께 담겨 있었다. 문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금, 방역 협조를 위해 외출을 자제하고 계신 분들이 많은데, 모처럼 독서를 즐겨 보는 것도 더위를 이기는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소개한 4권 중 2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현상을 진단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예측하는 사회과학 도서였고, 나머지 2권은 조선시대 유명 인물 속에서 리더십을 풀어낸 역사분야 책이었다.

국내 석학들이 각자의 관점에서 코로나19 이후의 변화하게 될 우리 사회 모습을 진단한 '코로나 사피엔스', 유명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 등 세계 석학 7인들의 인터뷰 모음집 '오늘부터의 세계', 조선 22대 임금 정조대왕의 리더십을 분석한 '리더라면 정조처럼', 만주 독립군 총사령관의 생을 그린 '홍범도 평전' 등 4권을 소개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휴일인 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 푸른숲 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2019.09.01.semail3778@naver.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휴일인 1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광교 푸른숲 도서관에서 시민들이 책을 읽고 있다. [email protected]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책 2권에 관해  "코로나19 이후 우리가 어떤 삶을 살게 될지, 개인이나 정부가 어떤 부분에 더 관심을 가져야할지 가늠해볼 수 있다"며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이기도 하고, 시간을 많이 들이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라고 설명했다.

정조대왕과 홍범도 장군을 다룬 책 2권에 대해서는 "오늘을 사는 우리가 본받을만한 정조대왕의 리더십을 배울 수 있고, 당대의 역사를 보는 재미도 있다"며 "마침 올해가 봉오동 대첩과 청산리 대첩의 100주년이 되는 해이고, 그의 생애와 함께 우리가 잘 몰랐던 독립군들의 초창기 항일무장독립투쟁의 역사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일본 수출규제 대응으로 여름 휴가를 취소했던 지난해에는 12월 초 주말 낀 사흘 간의 연휴 동안 읽은 책을 소개했다. 도올 김용옥 한신대 석좌교수가 쓴 '슬픈 쥐의 윤회', '통일, 청춘을 말하다', '스무살 반야심경에 미치다' 등 3권을 추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의 인식과 지혜를 넓혀주는 책들인데, 쉬우면서 무척 재미가 있다. 일독을 권한다"면서도 "물론 약간의 참을성은 필요하다"고 전했었다.

2018년에는 여름휴가 기간 동안 소설가 한강이 쓴 '소년이 온다', 소설가 김성동이 펴낸 장편소설 '국수(國手)', 진천규 통일전문 기자의 방북취재기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등 3권을 읽었다. 2017년에는 KBS 강연 프로그램을 엮은 '명견만리(明見萬理)'를 읽고 추천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맞아 진행된 청와대 오픈하우스에 참석한 출입기자단이 청와대 본관 대통령 집무실에 마련된 대통령의 서재를 둘러보고 있다. 2017.08.18.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 17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 맞아 진행된 청와대 오픈하우스에 참석한 출입기자단이 청와대 본관 대통령 집무실에 마련된 대통령의 서재를 둘러보고 있다. 2017.08.18. (사진=청와대 제공)  [email protected]

2018년 9월 평양 방문을 앞두고 있던 여름 휴가 때 읽은 평양 취재기나, 각 분야 저명 인사들이 강연 형태의 방송 프로그램 통해 들려준 성공담을 엮은 책을 취임 첫해 여름 휴가 때 읽은 것은 당시 문 대통령의 관심사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인상 깊게 봤던 책의 저자를 내각 혹은 청와대 참모로 발탁한 점은 '소문난 독서가'인 문 대통령의 주요 특징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저성장시대,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의 저자 김현철 서울대 교수를 초대 청와대 보좌관으로, '축적의 시간'의 저자 이정동 서울대 교수를 경제과학특별보좌관으로 발탁했다. '이상한 가족'의 저자 김희경 작가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에 발탁한 뒤 여성가족부 차관으로 승진 임명하기도 했다.

KBS '명견만리'에 출연해 '경제통일'을 역설했던 권구훈 골드만삭스 아시아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를 북방경제협력위원장으로 발탁한 것은 TV 강연과 방송 내용을 엮은 책을 모두 참고한 사례에 해당한다. 아무런 인연이 없던 인사들을 책을 통해 접한 뒤 직접 국정 운영에 활용해 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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