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임대차법 시행 한 달…"전세 매물 실종, 가격 혼조세"

등록 2020.09.07 11:34:52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거주요건 때문에 전세매물 줄어

전세값 치솟거나 월세화로 하락

임대시장 대전환 예상…대피必

[서울=뉴시스]영등포구 63아트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서울=뉴시스]영등포구 63아트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등 이른바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한 달, 전세 매물은 사라지고 가격은 혼조세를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 준공 연한이나 가격대와 상관없이 고르게 전셋값이 상승했지만, 일부 단지는 소형 면적 위주로 전셋값이 하락한 사례도 있었다.

계약갱신청구권제(2+2년)와 전월세상한제(5%이내)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은 지난 7월30일 국회를 통과해 31일부터 시행 중이다.

7일 부동산 중개 앱 직방에 따르면 임대차법 시행을 전후로 7월과 8월 서울에서 각각 8827건과 5099건의 전세거래가 발생했다. 직방은 이 중 동일단지 및 면적에서 양 월 모두 거래가 발생한 1596개의 사례를 조사에 활용했다.

한 달 새 전세보증금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 전용면적 107㎡였다. 7월에는 6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지만 지난달에는 8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한 달 만에 2억4500만원이 올랐다.

송파구 잠실동 우성 전용 131㎡도 7억5000만원에서 9억8000만원으로 2억3000만원가량 올랐다. 성동구 금호동1가 벽산 전용114㎡도 약 2억2000만원가량 오른 가격에 거래(6억3000만원→8억5000만원)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수한 교육여건으로 임차인들의 선호가 높은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대치아이파크 전용 119㎡가 7월 18억원에서 지난달 19억5000만원 1억5000만원가량 상승했다. 래미안 대치하이스턴 전용 110㎡는 전세가격이 약 1억원 상승했다. 우성1차와 은마의 경우 전용 85㎡는 5000만원 올랐다.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금관구'(금천·관악·구로)와 '노도강'(노원·도봉·강북)에서도 전세가격이 상승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파크 푸르지오 전용 85㎡는 7월 최고 4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나 8월에는 최고 6억원에 거래됐다. 노원구 상계동 비콘드림힐3 전용 85㎡도 3억5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오른 5억원에 8월 거래 됐다.

서울 강북권의 신흥 주거지로 떠오른 '마용성'(마포·용산·성동)에서도 지난달 전세 가격이 오른 사례가 나타났다. 마포구 중동 울트라월드컵 전용 85㎡는 8월 5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7월 최고가와 비교해 1억3000만원가량 올랐다. 용산에서는 왕궁 전용 102㎡가 7월 최고 6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전세가 8월 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9000만원가량 올랐다.

하지만 전세가격이 하락한 곳도 있었다. 전세대신 월세로 계약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60㎡이하 소형면적은 다수의 매물들이 월세로 전환되면서 전세가격이 하락했다.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반포써밋, 반포자이 전용 60㎡전세가격은 한 달 새 각각 1억3000만원(14억→12억7000만), 1억5000만원(12억→10억5000만), 1억5800만원(10억4000만원→8억8200만), 2억750만원(11억→8억9250만) 하락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시장은 단지별로 가격이 오르기도 하고 기존 전세매물이 월세로 바뀌기도 하며 법 개정 이후 과도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단지별로 소형면적 중심으로 월세거래가 발생하며 오히려 7월보다 8월 거래가격이 낮은 사례도 관측됐다. 7월과 8월 전세시장은 혼조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함 랩장은 이어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시장에 전세매물이 희소하다는 점"이라며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 등까지 더해져 임대인이 실거주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전세시장이 월세시장으로 급격히 전환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함 랩장은 "전세시장이 불안정 할 때마다 항상 나오는 시장의 이슈는 전세시장의 소멸과 월세시장의 도래"라며 "현재와 같은 대출 규제상황에서는 결국 전세라는 일종의 사금융제도를 통해 주택을 매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거주의 안정성측면과 부동산의 미래가치라는 투자자들의 시각을 감안하면 전세시장은 축소되더라도 소멸되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