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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中 내세워 베냉에 동상 수출…유엔 제재 위반"

등록 2020.09.08 0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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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아프리카 베냉 매체인 '베냉 플러스'는 지난달 18일 홈페이지에 자국 정부가 30m 높이의 청동 동상을 건설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는 동상 제작 주체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북한 만수대 창작사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베냉 플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2020.09.08

[서울=뉴시스]아프리카 베냉 매체인 '베냉 플러스'는 지난달 18일 홈페이지에 자국 정부가 30m 높이의 청동 동상을 건설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는 동상 제작 주체가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북한 만수대 창작사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베냉 플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2020.09.08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만수대창작사가 중국 업체를 허위로 내세워 아프리카 베냉에서 대형 동상을 건립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익명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VOA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명백한 대북제재 위반이라고 했다. 

아프리카 베냉 매체인 베냉 플러스는 지난달 18일 자국 최대 도시인 코토누에 베냉의 강력한 정체성을 상징할 30m 높이 동상이 건립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동상은 베냉이 세워지기 이전 왕국인 다호메이에서 용맹을 떨친 것으로 알려진 여군부대 '다호메이 아마존'의 여군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동상 디자인과 건설 작업은 중국 '베이징 후아시 샹췬 문화예술 회사'가 맡고 있는데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최근 VOA에 이 업체는 북한 만수대창작사가 허위로 내세운 회사로 실제 동상 제작과 관련된 모든 과정은 만수대 측이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동상 건립 현장에는 북한측 직원들이 관리와 감독 역할을 하며 상주하고 있다. 소식통은 만수대창작사 혹은 해외 법인격인 만수대 해외프로젝트 그룹(MOP)이 유엔과 미국 등의 제재 대상이기 때문에 중국의 업체를 전면에 내세우는 방식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번 동상 건립은 동상의 여러 부분의 주물 작업을 미리 해외에서 진행한 뒤 이를 베냉으로 옮겨와 조립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는데, 이 주물 작업이 중국에서 이뤄졌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현재 동상은 약 90%의 공정이 완료됐으며 여성 용사가 왼손에 창을 쥔 채 한 쪽을 응시하는 등의 구체적인 형태가 드러난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조만간 완공식이 개최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VOA는 전했다.

VOA는 만약 이번 동상 건립이 만수대창작사나 만수대 해외 프로젝트 그룹에 의해 진행되는 게 사실이라면, 이는 유엔 안보리 대북결의에 대한 위반이라면서 베냉 정부와 외무부, 유엔 대표부에 문의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대북제재 전문가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설령 만수대 해외프로젝트 그룹과의 연계성이 없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동상 수출은 금지되고, 북한 노동자들도 지난해 12월까지 송환됐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6년 결의 2321호를 통해 북한이 동상을 수출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와는 별도로 MOP는 이듬해인 2017년에 채택된 결의 2371호를 통해 제재 명단에 올랐고, 결의 2397호는 해외에서 활동 중인 북한 노동자들의 귀환 시점을 지난해 12월로 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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