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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개교회 정신, 이기적·독단적으로 변질…자괴감"

등록 2020.09.09 18:5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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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 소속 대구경북 목회자들, 교단 총회에 입장문 전달

NCCK, 차별금지법놓고 갈등..."탈퇴 방지 신학 교육 강화" 촉구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2020.06.26.

[상트페테르부르크=AP/뉴시스]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 없음. 2020.06.26.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 내에서 교단에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근 '차별금지법'에 대한 교단 내 입장 차이로 인한 내부 갈등을 지적한 것이다.

예장통합 소속 대구경북 목회자들은 9일 '제105회 총회를 향한 우리의 요구'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총회에 전달했다.

이들은 "코로나19의 교회발 재확산 사태를 통해 우리는 교회가 공의를 상실한 결과가 어떤지를 경험하고 있다. 이는 개신교의 개교회정신이 이기적이고 독단적으로 변질한 결과"라며 "목회자로서 작금의 교회 실태를 볼 때 자괴감을 갖지 않을 수가 없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총회를 앞두고 본 교단 소속 대구경북지역 목회자들은 총회에 헌의된 몇 가지 건의들에 대해 크게 우려하며 우리의 입장과 요구를 공개적으로 밝힌다"고 전했다.
 
최근 예장통합과 교계 진보성향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놓고 마찰을 빚어왔다.

앞서 예장통합 교단의 추천으로 NCCK 총무에 취임한 이홍정 총무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해왔다. 반면 예장통합은 성명 등을 통해 차별금지법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엇박자가 이어지자 예장통합 내에서는 NCCK가 교단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NCCK와 관련된 헌의안이 다수 제출된 바 있다. 전국에 있는 지역 노회 7곳에서 이 총무를 해임하고 특별대책위원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 총회에 이 총무를 소환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다.

대구경북지역 목회자들은 이와 관련 "다시는 교단 내에서 탈퇴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에큐메니칼(국가·지방·종파를 초월해 기독교인들이 한 데 결속하고 근본적으로 연합하자는 운동) 신학에 기초한 교단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이에 따른 신학 교육을 강화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 교단은 에큐메니칼 신학의 고백에 기초해 지난 100여년 간 NCCK를 중심으로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주도하며 지도력의 사명을 감당해 왔다. NCCK의 탈퇴나 파송된 총무의 소환 운운은 우리의 정체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자가당착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차별금지법에 대해서는 "총회의 무조건적인 전면 반대는 사회적인 저항을 부르고 있어 교회의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며 "사실에 기초한 구체적 대안 법안을 제시해 차별금지법안에 명기하도록 제안하는 등의 절충안을 제시할 것을 요청한다"고 전했다.

이번 총회에는 지난 104회 총회에서 용인한 명성교회 부자 세습을 철회해야 한다는 헌의안도 제출됐다. 명성교회 세습 허용은 지난해 총회에서 예외적으로 허용했다며 내부 비판이 잇따르는 부분이다.

이들은 "명성교회는 세습을 금지하는 헌법을 위반했다.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며, 진리는 단순하고 힘이 있다. 총회는 불의에 동조하지 말고 총회 헌법 제28조 6항을 준수해 교회와 총회 질서를 바로 세울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아울러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들은 "전광훈씨는 교회를 차별과 혐오의 종교집단으로 전락시키며 교인들을 정치도구로 이용해 교회를 혼탁하게 만들었다"며 " 총회는 교회의 정통성을 바로 세우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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