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일제 강점기 친일파·지배계급 비판' 마쓰다 도키코 작가 문서 발견

등록 2020.09.17 16:09:5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도교 화재로 숨진 조선인 삶 통해 제국주의" 비판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 1933년 문학신문 자료 해독

[광주=뉴시스] = 일제 강점기 제국주의 비판 작가 마쓰다 도키코. (사진=전남과학대 김정훈 교수 제공).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 일제 강점기 제국주의 비판 작가 마쓰다 도키코. (사진=전남과학대 김정훈 교수 제공).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일제 강점기 일본인 작가가 조선인 신분으로 당시 제국의회의 대의사(국회의원)를 지낸 친일파 박춘금(朴春琴)과 지배계급을 비판한 문서가 해독됐다.

김정훈 전남과학대 교수는 친일파 박춘금과 일본 지배계급의 연계관계를 비판한 일본 작가 마쓰다 도키코의 문서를 발견했다고 17일 밝혔다.
 
문서는 1933년 1월15일 자의 '문학신문' 26호에 발표됐으며 '마쓰다 도키코 자선집' 8권, '되찾은 눈동자'(사와다출판·2008년)에 실려 있는 르포기사이다.

당시 마쓰다 도키코 작가는 '1933년의 봄'이라는 제목으로 도쿄의 후카가와 도미카와초(深川富川町·현 고토구)의 시장 건물에서 발생한 화재로 조선인과 일본인 30여명이 목숨을 잃은 사건에 대해 르포 기사를 작성했다.

마쓰다 도키코는 기사를 통해 희생자 수와 사건 수습 과정, 소방 출동 상황 등 사건 내막에 대해 관계자에게 구체적으로 확인했다.

또 건물 2, 3층에는 5~6인 가족의 조선인들이 70%, 일본인 가족이 30% 셋방살이를 하고 있었으며 화재 당시 건물이 "조선인 최초의 중의원이자 조선 노동자, 농민의 배신자로 유명한 박춘금의 손에 넘어가 있었던"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화설비 조차 되지 않은 열악한 환경을 강조하며 "건물에는 날품팔이나 실업자가 많았으며 방세도 밀려 외상을 했지만 조선인들을 쥐어짜서 갚게 했다"는 내용도 상세하게 기술돼 있었다.

마쓰다 도키코 작가는 당시 화재에 대해 "일본인 조선인 남녀 구별 없이 30여명의 생명을 빼앗은 것은 단지 '화재'라는 재난에 의한 것일까"라고 반문하며 일본제국주의에 빌붙어 조선인으로서 최초로 의원에 당선돼 앞잡이 노릇을 하던 박춘금을 거론했다.

아울러 "뒤에서 (박춘금을) 조종한 대상은 일본의 지배계급이다"고 비판하며 "지배계급은 지금 만주 들판에서 몇 백명이나 되는 노동자 농민 사병들을 총으로 살상하고 있으며 침략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마쓰다 도키코 작가는 다수의 조선인이 희생된 사건을 다루면서 현장조사를 통해 일본 지배계급이 조선인 친일파를 조정해 강권을 휘두른 사실까지 적시했다"며 "일본 내의 양심적 작가가 조선인 친일파의 착취 사실, 친일파와 일본 권력층의 결탁구조를 파헤쳤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는 발견이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