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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6억 이하 중저가 아파트 '반토막'…멀어지는 '내 집 마련'

등록 2020.09.24 06:00:00수정 2020.09.24 09: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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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이하 아파트 비중 67.3%→29.4%로 급감

매물 부족·매매 대기 수요 증가 상승세 지속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0.09.20.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에서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가장 높은 6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가 자취를 감추면서 서민 주거 안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집값 안정화를 위해 무려 23번째 대책을 쏟아냈지만, 6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의 품귀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가 절반 넘게 사라진 반면 9억원 이상 아파트가 2배 넘게 늘면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도 점점 멀어지고 있다.

특히 6억원 이하 아파트가 급감하면서 규제지역에서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최대 70%까지 나오는 보금자리론도 사실상 무용지물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한국감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서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율은 지난 2017년 5월 67.3%에서 올해 6월 기준으로 29.4%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10가구 중 7가구였던 6억원 이하 아파트가 3년 만에 10가구 중 3가구로 쪼그라들었다.

25개 자치구 중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곳은 강동구로 나타났다. 강동구는 2017년 5월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가 74.9%에서 지난 6월 현재 8.9%로 대폭 줄었다.

6억원 이하 아파트 품귀 현상은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났다. 성북구는 97.0%에서 33.6%로 줄었고, 동대문구(88.9%→26.0%), 서대문구(88.6%→26.5%), 마포구(54.3%→6.1%) 등도 급감했다.
[서울=뉴시스]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한국감정원의 서울아파트 매매 시세현황(2017년5월~2020년6월)을 분석한 결과, 서울 내 시세 6억 이하 아파트 비율이 2017년 5월 67.3%에서 2020년 6월 29.4%로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이 한국감정원의 서울아파트 매매 시세현황(2017년5월~2020년6월)을 분석한 결과, 서울 내 시세 6억 이하 아파트 비율이 2017년 5월 67.3%에서 2020년 6월 29.4%로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반면 같은 기간 9억원 초과 아파트는 15.7%에서 39.8%로 비율이 2.5배 가량 늘어났다. 6억원 이하 아파트 비율이 가장 급감했던 강동구의 9억원 초과 아파트는 0.4%에서 49.0%로 급등했고, ▲성북구(0%→11.3%) ▲동대문구(0%→20.9%) ▲서대문구(0.3%→26.0%) 등도 증가했다.

15억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 비중도 3.9%에서 15.2%로 확대됐다. 강남구는 15억원 초과 아파트가 26.8%였지만, 올해는 73.5%에 달했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22.4%에서 67.2%로, 5.3%에서 43.1%로 늘어났다.

일선 현장에서도 6억원 이하 아파트의 품귀 현상을 실감하고 있다.

서울 강동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6억원 이하 중저가 매물을 기다리는 대기수요는 많은데 매물이 워낙 없다 보니 거래가 되지 않고 있다"며 "집값이 급등하면서 강동구에서 6억원 이하 아파트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의 잇단 고강도 규제대책과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주택 거래가 감소하면서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일부 고가단지에서는 급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을 축소됐지만, 증저가 아파트들의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오르며 전주와 동일한 상승폭을 기록했다. 고가 아파트들의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중저가 아파트 상승세는 여전하다. 6억원 이하 단지들이 많은 강북지역이 상승률을 주도했다. 동대문구(0.02%)는 전농·답십리동 역세권 아파트 위주로, 서대문구(0.02%)는 남가좌·홍제동 신축 단지 위주로 집값이 올랐다. 종로구(0.02%)와 용산(0.02%)·성동구(0.01%)에서도 중저가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주택시장에서 6억원 이하의 매물이 거의 없지만, 주택 수요와 매수세가 꾸준한 만큼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신규 공급 물량이 적고, 청약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6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갈수록 증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6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들의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6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 매물이 줄면서 최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며 "서울 집값의 상향 평준화로 실거주 목적의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도 주택 구입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청약 당첨을 기대하기 힘든 젊은 층들과 실수요자 등 수요가 늘어난 반면 매물이 갈수록 줄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중저가 단지의 집값 상승세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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