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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서영희 "이정현·이미도·김성오·양동근, 이 배우들 조합에 끌렸다"

등록 2020.09.2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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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개봉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이정현 조력자인 여고 동창생 세라 役

지난 5월 둘째 출산 "낳고보니 더 좋아"

21년차 배우 "다른 길은 상상 안 돼"

"로맨스에서 사랑받는 역할 해보고파"

[서울=뉴시스]배우 서영희. (사진=TCO(주)콘텐츠온 제공) 2020.09.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서영희. (사진=TCO(주)콘텐츠온 제공) 2020.09.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외계인이 나오는 코미디에 SF, 자칫 선을 넘으면 애매할 수 있잖아요. (영화가 나오고) 혼날까 봐 긴장했죠. 억지스러운 상황인데, 다행히 이해되도록 잘 만들어진 것 같아 기분 좋아요."

배우 서영희가 오는 29일 개봉하는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으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서영희는 "저희 영화이지만 오랜만에 극장에서 유쾌하게 봤다. 기분 전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죽지 않는 외계 생명체 '언브레이커블' 남편 만길(김성오)이 자신을 죽이려는 것을 알게 된 소희(이정현)가 친구들과 반격에 나서는 코믹 스릴러다.

서영희는 극 중 소희의 고등학교 동창인 '세라' 역을 맡았다. 카리스마 눈빛에 정육점을 운영하며, 세 번의 이혼 경력이 있고 남편들을 둘러싼 무성한 소문을 갖고 있다. 소희 역의 이정현, 또다른 동창생 '양선' 역의 이미도와 코믹 케미를 보여준다.

서영희는 "생활력이 강한 세라가 멋있었다"며 "평탄치 않게 살아와서 자신의 생활을 꾸려나가는 것만으로도 매력이 있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을 함께 헤쳐나가는 친구를 생각하는 의리녀 모습이 좋았어요. 다만 조금 아쉬웠던 건 세라라면 더 앞장서서 끌어나갈 것 같은데 그런 상황은 아니었죠. 전체적으로는 케미가 잘 보인 것 같아요."

마지막에 캐스팅된 서영희는 배우들의 조합이 끌렸다고 했다. "각자 한 번씩 마주쳤으면 하는 배우들이 이미 포진돼 있어서 믿음이 갔죠. 궁금했던 차에 한꺼번에 만나게 돼 종합선물세트 같았어요."

실제 영화를 통해 이들을 만나니 더 좋았다고 했다. 그는 "생각 이상으로 좋았다"며 "이정현씨는 똑똑하고, 이미도씨는 진실함이 너무 좋다. 김성오 선배님은 원래 알았지만 이번에 친해질 수 있었고, 양동근씨는 스치듯 한번 보고 좋은 사람이겠다 싶었는데 그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스틸. (사진=TCO(주)콘텐츠온 제공) 2020.09.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 스틸. (사진=TCO(주)콘텐츠온 제공) 2020.09.24. [email protected]

그러면서 "극 중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다 보니 처음부터 완벽한 케미보다는 맞춰가면서 하는 상황이 더 잘 맞아떨어져서 좋았다"며 "촬영 현장에서도 함께 뭉쳐 다니는 신이 많았는데 서로 배려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은 '시실리 2㎞'의 신정원 감독이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서영희는 "감독님이 굉장히 엉뚱하다"고 전했다.

"감독님이 말씀이 없고 생각이 많아요. 오케이 사인도 감독님이 웃거나 흡족해하는 걸 보고 알아갔던 것 같아요. 처음엔 답답하고 물음표가 가득했는데, 점점 익숙해지고 감독님의 표현방식을 알아가면서 그렇게 완성되어 갔죠."

때문에 촬영할 때는 고민이 계속됐다고 털어놨다. "끝날 때까지 고민했어요. 시나리오도 계속 바뀌었고, 앞뒤 상황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연기를 해야 되는 상황도 있어서 의문이 들었죠. 궁금증이 풀리지 않았는데, 영화를 보니 알게 됐고 그게 맞더라고요."

서영희는 1999년 연극 무대로 데뷔해 2003년 '질투는 나의 힘'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였다. 2010년 개봉한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국내외 여러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처음부터 연기를 꿈꾸지는 않았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며 살아갈 방향을 연기로 택했고, 21년차에 접어든 이제는 다른 길이 상상이 안 된다고 했다. 서영희는 "잘해온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특히 두 아이의 엄마인 서영희는 배우로서 '워킹맘'인 게 다행이라고 했다. "가정을 꾸리고 아기를 낳고 워킹맘이 된 시점에 더 좋아요. 엄마로서 아내로서 할 일을 다 할 수 있고, 제가 하고 싶은 일도 하니까 지금이 너무 좋죠."
[서울=뉴시스]배우 서영희. (사진=TCO(주)콘텐츠온 제공) 2020.09.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배우 서영희. (사진=TCO(주)콘텐츠온 제공) 2020.09.24. [email protected]

지난 5월에는 둘째를 출산했다. 출산을 앞두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 걱정도 많았다고 했다.

"산후조리원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걱정이 됐어요. 병원에 갈 때쯤에는 코로나19로 셧다운 되는 곳도 있어서 걱정이 많았죠. 다행히 병원과 산후조리원 모두 안전했고, 잘 지나갔어요."

서영희는 둘째가 생겨서 더 좋다고 했다. "체질인가 봐요. 안 낳았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용기가 없어서 둘째를 가지지 못했을 것 같은데, 하늘이 주셔서 낳고 보니까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큰아이가 혼자 놀 때 안타까웠는데, 둘이 되니 미안함이 없어지더라고요. 힘든 건 네 배 정도 더해졌는데, 그래도 재미있어요."

배우로서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했다. 이번 영화도 처음엔 연기의 아쉬움만 보였지만, 두 번째엔 재밌게 볼 수 있었다고 했다.  "배우로서 만족하는 순간 죽는 거 아니냐"고 웃으며 "새로운 걸 하기 때문에 어색하지만 그게 더 재미있다. 늘 잘하고 싶은 마음은 끝이 없다. 과연 만족하는 순간이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시나리오 비중에 대한 욕심보다는 캐릭터 존재의 이유가 더 중요하다고 했다. 감정적으로 깊숙이 들어갈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또 장르적으로 못해본 로맨스에서 사랑스러운 역할이 탐난다고 했다.

"지루할 만큼 감정선만 갖고 가는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요. 깊이 있는 감정의 엄마 역할도 해보고 싶죠. 영화 캐릭터의 한계상 나약하거나 강한 모습으로 주로 보여지는데, 두 이미지를 오가지만 사랑스러움이 없어서 아쉬워요. 사랑을 쫓아다니다 보니 이제는 사랑받는 역할을 해보고 싶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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