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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태풍으로 멈춘 원전…염분에 변압기 설비 노출된 탓"

등록 2020.09.25 10: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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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원안위, 조사 결과 발표…재발 방지 대책 마련

이달 초 마이삭·하이선 영향에 원전 8기 계통에 이상

원전과 외부 변전소 사이 송전선로 및 관련 설비에 문제

주변압기 등 밀폐 설비로 변경…외부 노출 최소화 계획

[부산=뉴시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원전. (사진=뉴시스DB)

[부산=뉴시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원전. (사진=뉴시스DB)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정부는 이달 초 원자력발전소가 줄줄이 멈춘 이유에 대해 변압기 관련 설비가 태풍에 실려 온 염분에 노출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5일 제9호 태풍 '마이삭'과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소외전력계통에 문제가 발생했던 원전 8기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원전은 고리 1·2·3·4호기, 신고리 1·2호기, 월성 2·3호기이다.

이번 사건은 원전과 외부 변전소 사이 송전선로 및 관련 설비에서 발생한 것이다. 이에 산업부와 원안위는 소외전원 차단 경로와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한국전력 관리 영역을 포함한 합동 조사를 실시했다.

사건 당시인 지난 3일 부산에 상륙한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인근 고리 원전에는 최대풍속 초당 32.2m의 강풍이 불었다. 이날 부지 내에 위치한 고리 1·2·3·4호기, 신고리 1·2호기에 대한 소외전원 공급이 시차를 두고 중단되면서 비상디젤발전기가 기동됐다.

이 가운데 정상 운전 중이던 고리 3·4호, 신고리 1·2호기는 자동 정지됐다. 고리 1호기는 해체를 앞두고 영구 정지된 상태이고 고리 2호기는 정기검사로 가동되지 않았다.

지난 7일에는 태풍 하이선 상륙으로 월성 원전 부지에 최대 풍속 초당 33.1m의 강풍이 기록됐다. 이 영향으로 월성 2·3호기 터빈·발전기가 정지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다만 소외전원은 유지되면서 원자로는 60% 출력 상태로 가동됐다.

산업부는 고리 1·2·3·4호기와 월성 2·3호기의 경우 원전에서 생산된 전력량을 계측하는 계기용변성기에 염분이 흡착돼 섬락(閃絡)이 발생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섬락은 순간적으로 전기가 통할 때 불꽃이 튀는 현상을 뜻한다.

이 때문에 스위치야드에 있는 차단기가 개방됐고 고리 1·2·3·4호기에서는 소외전원 공급이 차단되면서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으로 기동됐다.

특히, 고리 3·4호기는 태풍이 지나간 이후인 4일과 5일에 흡착된 염분으로 인한 섬락이 발생하면서 대기보조변압기 전원이 차단됐고 비상디젤발전기가 움직였다.

신고리 1·2호기의 경우에는 강풍으로 인해 원전에서 생산된 전기를 765㎸ 송전탑으로 송전하는 점퍼선이 철탑 구조물에 가까워지면서 섬락이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 인해 소외전원 공급이 중단돼 원전이 멈췄고 비상디젤발전기가 가동됐다.

또한 발전소 인근 한전 관할 송변전설비에서는 염해로 인한 섬락, 강풍으로 인한 시설물 탈락 등 일부 피해 사례가 확인됐다. 관련 설비 고장 기록을 분석한 결과 원전 정지와는 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해 고리 2·3·4호기, 월성 2·3·4호기, 한빛 1·2호기의 주변압기, 대기변압기, 계기용변성기 등 구간을 밀폐 설비로 변경하는 등 외부 노출부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태풍 등 자연재해 영향 범위를 고려해 사전에 출력 감발 또는 예방적 가동 정지 등 안전한 원전 운영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한전 관리 영역에 대해서는 염분에 강한 재질로 설비를 보강하고 지리적·계절적 특성을 고려해 전력 설비 안전성을 높일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손상부품 교체, 염분 제거 등 정상 운전을 위한 한국수력원자력의 조치가 완료되면 원안위는 이를 철저히 확인해 원전 재가동을 허용할 것"이라며 "송전설비 관리 프로그램을 반영한 관련 절차서 마련 등 재발 방지 대책의 이행 계획을 지속 점검하겠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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