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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접종 못했는데…열나면 해열제 먹어도 되나

등록 2020.09.2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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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백신 접종 늦어지면서 발열 시 불안감↑

과거 해열제 먹고 코로나19 발견 지연 사례도

"고령·만성질환자, 약 보다 검사 먼저 받아야"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22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잠정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을 시작하려고 준비한 만 13~18살(중고생)대상 백신에서 유통 과정상 문제가 발견됐다'며 '품질 검증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무료접종 대상자의 예방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고 밝혔다. 2020.09.22.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22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건강관리협회 경기도지부에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무료접종 잠정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을 시작하려고 준비한 만 13~18살(중고생)대상 백신에서 유통 과정상 문제가 발견됐다'며 '품질 검증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무료접종 대상자의 예방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다' 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유통 사고로 예방접종이 지연되면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의 구분이 어려워지자 발열 등의 의심 증상 시 대처 방안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감기약 복용은 코로나19 증상을 숨길 수 있어 자제하는 대신 빠른 검사를 받는 게 효율적이라고 조언한다.

13~18세 대상 국가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사업은 22일부터 27일까지 6일째 중단된 상태다. 지난 21일 백신이 상온에 노출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후 품질검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품질검사는 최장 2주가 소요된다.

현재 문제가 제기된 백신과는 다른 경로로 공급된 백신으로 12세 이하와 임신부 대상 예방접종만 25일부터 재개됐다. 13~18세와 62세 이상 노인의 예방접종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지연으로 가장 우려되는 점은 코로나19와의 구분 여부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했다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코로나19만 의심하면 되는데,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두 질병 모두 의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상 열이 나면 해열제나 진통소염제 등을 먹게 되는데, 코로나19 환자라면 증상이 희미해져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2번째 확진자가 감기로 오인해 해열제를 복용했었는데, 이를 중단하자 38도의 발열 증세를 보였다. 30번째 확진자도 감기약을 복용하다가 남편인 29번째 확진자가 감염된 후에야 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 검사를 받았다. 83번째 확진자도 역학조사 과정에서 증상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었는데 아스피린을 복용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 4월에는 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해열제를 복용해 공항 검역대를 통과한 유학생이 확인됐다. 7월에는 해열제를 먹고 제주도 여행을 한 확진자가 나타나 제주도에서 손해배상 청구를 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인플루엔자와 구분하는 코로나19 증상이 일부 소개된 바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후각과 미각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호흡곤란, 가슴 통증, 창백한 얼굴 또는 입술 여부를 코로나19 주요 증상으로 봐야 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질병관리청(질병청)이 국내 확진자 8976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입원격리한 5570명 중 73.3%가 증상이 1개 이상 있었는데, 증상이 있는 확진자 중 41.8%는 기침, 28.9%는 객담, 20.1%는 발열, 17.2%는 두통 증상을 호소했다. 이외에도 콧물, 두통, 피로,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을 앓는 환자도 나왔다.

의료 현장에서는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의 증세가 경미하나마 구분이 되는 부분이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천은미 이화여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독감은 7~8시간 만에 40도까지 굉장한 고열이 빠르게 오르고 일반 근육통과는 비교가 안 되게 심한 근육통이 온다"며 "코로나19는 발열이 먼저 나고 호흡기 증상이 오는데 독감은 인후통이나 콧물, 기침, 호흡기 증상 이후 발열이 난다"고 말했다.

다만 환자가 스스로 판단을 해 감기약 등을 복용하기 보다는 의심 증상이 있으면 빨리 진단검사를 받는 게 더 안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우주 고려대학교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자, 만성질환자라면 약을 먹기보다는 검사를 먼저하는 게 낫겠다"라며 "고령자나 기저질환자는 중증이나 사망의 위험이 높기 때문에 가급적 빨리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는 게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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