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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도 이번 명절은 집콕'…해외 출장 대신 국내서 현안 점검 집중

등록 2020.09.30 08:00:00수정 2020.09.30 10:3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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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 코로나 장기화에 국내서 경영 구상 나설 듯

추석 이후 포스트 코로나 대응 위한 미래 준비 및 사업전략 재정비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재용(왼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이번 추석 연휴에는 활발한 현장 행보 대신 자택에 머물며 경영 현안 점검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 전략 정비를 위한 시간을 보낼 전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예년과 같은 해외 출장 등 공식적 외부 일정은 없어도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할 경영 구상에 고심할 것이란 분석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4대 그룹 총수의 공식 추석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국내에서 머물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명절 기간 마다 '글로벌 현장 경영'에 나섰던 이재용 부회장은 올 추석에는 자택에 머물며 현안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이후 설과 추석 연휴 기간에는 현장 경영을 통해 해외 임직원 격려, 현지 사업 점검, 글로벌 기업 CEO들과의 비즈니스 미팅 등을 소화해 왔다.

지난 2017년 설·추석 연휴 기간과 2018년 설 기간에는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못했지만, 2018년 추석 기간 직전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일정에 동행하며 평양을 방문했다.

지난해 설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2기 공사 현장을 방문했다. 추석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도심 지하철 공사 현장을 찾아 임직원들을 격려한 바 있다. 올해 설 명절에도 브라질을 찾아 삼성전자 마나우스 법인, 캄피나스 공장 등을 방문하며 현지 상황을 점검했다.

다만 이번 추석은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현장 점검이 쉽지 않아 국내에서 현안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마지막 해외 출장은 지난 5월 2박3일간 다녀온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출장이다. 이 부회장은 당시 기업인 신속통로 합의에 따라 출입국했으며 출장 전후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세 차례 받은 바 있다.

이 부회장은 대신 이번 추석 연휴에는 국내에서 현안 점검 및 포스트 코로나 이후 미래 먹거리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견제함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삼성의 전략적 판단 및 대응에 고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몇 년째 이어지는 '사법 리스크' 속에서 여느 총수보다 더 분주히 움직여야 하는 처지인만큼 연휴 기간에도 재판 준비에 몰두하며 마음 편히 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이 오는 10월22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기점으로 시작되고, 반 년 넘게 중단됐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도 대법원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낸 기피 신청을 기각함에 따라 조만간 재개될 전망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이번 연휴에는 국내에서 머물며 현안 점검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 수석부회장은 올해 설 연휴에는 스위스에서 열린 제50회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주요 인사와 면담을 진행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6일 개막한 글로벌 대형 모터쇼 '베이징 국제 모터쇼'에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현지 반응을 전달받으며 중국 시장 재도약을 본격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전용 기술브랜드 'HSSMART+'를 소개하고, 전략 차종인 신형 투싼과 중국형 신형 아반떼를 선보였다. 기아차도 중국 시장을 이끌 브랜드로 발전해 나갈 중장기 전략과 비전을 발표하고 내년 하반기 중국 시장에서 판매될 신형 카니발과 이달 초 출시된 중국형 올 뉴 K5를 공개했다.

매년 다보스포럼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번 추석 연휴는 국내에서 새로운 경영 전략을 정비할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지난 1998년부터 거의 매년 이 행사에 참석해왔다. 최 회장은 이번 연휴 기간에는 해외 출장길에는 오르지 않지만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경영 구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코로나19 사태를 성장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메일에서 "우리는 이미 기업 경영의 새로운 원칙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축으로 하는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을 설정하고 방법론을 구상하고 있다"며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같은 숫자로만 우리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연계된 실적, 주가, 그리고 우리가 추구하는 꿈을 하나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강력하고 유일한 생존법"이라고 역설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연휴 기간 자택에 머물며 사업 체질 방안을 고심할 예정이다. 구 회장은 최근 열린 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위기 속 발 빠른 기회 포착을 강조한 바 있다. 구 회장은 당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대응 방향에 대해 "어려움 속에서도 반드시 기회가 있는 만큼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며 "평균적인 고객 니즈에 대응하는 기존의 접근법으로는 더 이상 선택 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개인화 트렌드가 '니치(틈새시장)'를 넘어 전체 시장에서도 빠르게 보편화 될 것"이라며 "고객에 대한 '집요함'을 바탕으로 지금이 바로 우리가 바뀌어야 할 변곡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바탕으로 LG는 올 하반기 계열사 20여개 조직에서 선정한 40여개 세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과제를 본격적으로 실행해 성과를 창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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