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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안 들면 바꾸세요'…유통업계, 반품 더 쉽게

등록 2020.10.01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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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체 대부분 쉬운 환불 도입

품질 불만족, 맛 없어도 환불·교환

편한 환불 신뢰↑ 금전 손해 적어

'맘에 안 들면 바꾸세요'…유통업계, 반품 더 쉽게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지난달 2일 e커머스 업체 위메프는 '신선식품 품질보장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신선식품 구매자가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면 100% 환불해주는 정책이다. 쉽게 말해 소비자가 물건을 맘에 안 들어하면 반품해주겠다는 것이다.

이제 웬만한 e커머스 업체 중 '쉬운 환불' 정책이 없는 곳은 없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 온라인 장보기 수요가 급속히 늘자 업계는 고객 확보 차원에서 환불 제도 정비를 속속 마쳤다. 쿠팡은 유료 회원 대상으로 신선식품 환불·교환 정책을 적용 중이다. 소비자가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환불해주든지 다른 상품을 배송해준다. 문제가 있는 물건은 소비자가 직접 폐기하면 된다.

SSG닷컴은 지난해부터 100% 환불 제도인 '신선 보장'을 시작했다. 티몬도 지난 6월 신선 식품에 한해 무료 반품이 가능하다. 이마트는 가정간편신 브랜드 '피코크'도 제품 또한 만족하지 못하면 환불해준다. 이제 신선하지 않아도, 맛이 없어도 환불해준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환불 가능 여부를 따지는 시간에 하나라도 더 파는 게 낫다"고 했다. "환불 잘해주고 신뢰를 얻으면 그게 더 이득"이라는 것이다.

컨슈머인사이트·한양대학교 유통연구센터가 2018년 한 해 동안 2만6000명을 대상으로 상품 구입 행태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응답자의 35.1%가 온라인 쇼핑 배송 만족도를 결정하는 요소로 '교환·반품·환불 편리성'을 꼽았다. 비용(13%)이나 물품 상태(12.8%)보다 높다.

유통업계가 아무 조건 없는 환불을 해주는 이유는 간단하다. 손해보는 게 없어서다. 통계에서 확인되듯이 고객에게 편리한 환불 환경을 제공하면 그만큼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게다가 환불을 해준다고 해서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다. 안 해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SSG닷컴에 따르면, 신선 보장 제품 반품률은 1% 정도다. 오히려 환불 조건을 까다롭게 해 고객과 마찰이 생기면 신뢰도 하락은 물론이고 금전적인 손해를 보게 될 가능성이 올라간다. 고객이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극도로 치열해진 유통업계 상황을 고려하면 치명적인 타격이다.

물론 이를 악용하는 블랙컨슈머도 있다. 다만 업계는 블랙컨슈머를 완전히 걸러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보다는 물건을 더 많이 파는 데 집중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e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그렇다고 해서 환불을 아무렇게나 막 해준다는 게 아니다. 환불 횟수가 늘어나면 그것 역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환불이 없게끔 품질을 높이는 노력도 하고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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