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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추석 국정 구상은…'대북·뉴딜·개각' 해법 주목

등록 2020.10.0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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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피살 규명, 남북관계 복원…후반기 외교전략 수정

코로나 방역·경제 '두 마리 토끼'…뉴딜 행보 박차 예정

개각 구상도 중요 부분…후보 물색, 인사 검증 병행할 듯

경제·사회분야 장관 교체, '마지막 비서실장' 검토 관측

추미애 거취 유동적…공수처 출범 뒤 명예퇴진 가능성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국민들에게 추석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9.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국민들에게 추석 인사를 전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2020.09.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태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매년 추석 연휴를 주요 국정 구상의 시간으로 활용해 왔다. 청와대 관저에 머물기로 한 올해 추석 역시 산적한 현안 해결을 위한 해법 마련에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에서 가족들과 함께 차례를 지냈다. 문 대통령이 관저에서 추석을 보낸 것은 취임 첫해 후 3년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민들에게 고향 방문 자제를 당부했던 만큼 솔선수범을 보이는 차원에서 청와대에 남기로 했다.

앞선 추석의 경우 연휴를 쪼개 귀성객을 위한 라디오 생방송 인사(2019년), 명절에도 쉬지 못하는 특별 근로자 격려 통화(2017년) 등 추석 민심을 고려한 일정을 소화했지만, 올해는 불요불급한 외교 일정을 제외한 이벤트성 일정은 가급적 최소화 한 것이 특징이다.

문 대통령 앞에 놓인 국정 현안 가운데 해결이 시급한 것은 북한군 총격으로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으로 평가된다. 남북 공동조사를 단절된 남북관계 복원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수보회의 모두 발언에서 "이번 비극적 사건이 사건으로만 끝나지 않고 대화와 협력의 기회를 만들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계기로 반전되기를 기대한다"며 군사 통신선 복구와 재개를 공개 제안한 바 있다.

[평양=AP/뉴시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0일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평양의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18차 조선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9.30.

[평양=AP/뉴시스]북한 조선중앙통신이 30일 제공한 사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9일 평양의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제7기 제18차 조선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09.3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즉각 사과한 것을 미뤄봤을 때 남북관계가 완전히 파탄난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 깔려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전화위복(轉禍爲福)'의 의지가 반영됐다.

정부는 남북 공동조사 조사를 공식 요청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반응은 없다. 군 당국은 정확한 진상 규명을 위해 초기 판단 근거로 삼았던 첩보에 대한 원점 재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미국·일본 등 주변국들과의 정보 협력을 통해 진상규명을 지속적으로 해나가기로 했다.

남북관계 복원 노력과 밀접한 한반도 정세 변화에 따른 외교전략 수정 작업도 주요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미국 대선 이후 변화를 예상하고 발빠르게 준비해왔다.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화두로 던졌던 '한반도 종전선언'도 이러한 맥락 위에서 해석된다. 중단된 북미 비핵화 협상의 조속한 재개의 필요성을 환기시키는 차원에서 국제사회에 한반도 이슈를 선제적으로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양제츠(楊潔篪)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과의 한·중 고위급 회담(8월22일)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 접견(9월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한·러 정상통화(9월28일) 등 전·현직 고위급 간 외교 행보는 한반도 정세와 직간접적인 개연성이 있다. 중국·영국·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P5)이다. 북미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과정에서의 정부의 구상을 설명하고 지지를 당부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면담 직후 청와대를 방문했다. 2018.10.07.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면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전 북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면담 직후 청와대를 방문했다. 2018.10.07. [email protected]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의 방미(9월16~20일)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10월7~8일) 계기로 미국 대통령의 변화 가능성까지 포함한 과도기적 상황 속에서의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한 구상이 폭넓게 다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9월 이후 태풍 피해복구와 굵직한 외교적 흐름에 가려진 측면이 있지만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회복도 임기 내내 챙겨야 할 주요 국정 과제다. 성공적인 방역과 함께 경제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게 문 대통령의 확고한 인식이다.

문 대통령은 추석 이후 가급적 매주 정책 현장 방문을 통해 한국판 뉴딜 정책의 추진 동력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판 뉴딜 현장 방문은 지난달 24일 디지털 뉴딜 문화콘텐츠산업 전략보고회 참석이 마지막이었다.

남은 임기 국정을 함께 책임질 개각도 문 대통령의 '추석 구상'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일정을 고려할 때 후보군 물색과 인사검증 작업에 착수할 시점이 됐다는 평가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 전 박영선(왼쪽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정세균 국무총리와 차담하고 있다. 2020.02.18.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 전 박영선(왼쪽부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정세균 국무총리와 차담하고 있다. 2020.02.18. [email protected]

실제로 문 대통령에게 '책임 총리 권한 강화'를 약속 받았던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주 정례회동 때 개각의 필요성을 공식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방역과 경제 위기 극복이라는 국정 철학과 방향성이 비교적 뚜렷하지만 모멘텀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개각의 의미는 남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통일부·국방부 장관과 국정원장 등 안보라인을 재편했다는 점에서 이를 제외한 나머지 경제·사회분야 장관을 폭넓게 교체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개각의 틀 안에서 노영민 비서실장의 뒤를 잇는 사실상 '마지막 비서실장'이 함께 논의될 가능성도 크다.

문재인정부 원년 멤버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해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우선 대상으로 꼽힌다. 보궐선거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교체 가능성이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역시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에 꼽히기는 하지만 시기는 유동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아들 군복무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 불기소 처분을 받은 만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초대 처장 임명을 통한 검찰개혁 과제 완수를 명분으로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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