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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쓸통]10년 뒤 '5대 해상풍력 강국' 만든다는 정부…어디까지 왔나?

등록 2020.10.0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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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12GW 규모 준공…현재 0.1GW에 불과

유럽·중국·일본·대만 등 각국서 설비 확대에 박차

주민 수용성 확보·부족한 기술력 등 제약 요소

정부 "대규모 프로젝트·저풍속 터빈 개발 등 추진"

[세쓸통]10년 뒤 '5대 해상풍력 강국' 만든다는 정부…어디까지 왔나?




[세종=뉴시스] 이승재 기자 = 해안선을 따라 그리 멀지 않은 바다에 줄지어 세워진 풍력발전기를 본 적이 있나요. 실제로 보지는 못했어도 영화나 드라마, 사진 등에서 한번쯤은 본 기억이 있을 텐데요. 다가올 미래에는 이런 풍경이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서 정부는 2030년까지 12GW 규모의 해상풍력 설비를 준공해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는 지난 2017년 12월 내놓은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기반해 추진되는 것인데요. 우리나라 전체 전력 생산에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하는 것이 이 계획의 목표입니다.

4일 한국전력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발전설비 용량은 약 129GW이며 이 가운데 재생에너지의 비중은 약 11%(14GW)입니다.

가장 비중이 높은 발전원은 화력발전에 기반한 기력(30%, 38GW)이며 이어 복합화력(25%, 32GW), 원자력(18%, 23GW) 순입니다. 정부 계획대로라면 2030년에는 원자력보다 태양열과 풍력으로 생산하는 전력이 더 많아지는 것이지요.

정부는 '3020 계획' 발표 이후 지난 2년간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면서 비교적 순조롭게 계획을 추진해왔습니다. 2018년과 2019년 설치된 재생에너지 설비는 각각 3.4GW, 3.5GW입니다.

한 가지 문제가 있다면 전체 재생에너지 발전에서 태양광 비중이 73%에 육박한다는 점인데요. 반대로 풍력 비중은 10%에 불과합니다. 이런 식으로 태양광 설비 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산지 훼손과 폐패널 처리 문제 등 환경과 관련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에 정부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발전 형태인 해상풍력을 주목했고 지난 7월 '해상풍력 발전 방안'을 내놓게 됩니다.
[제주=뉴시스]제주시 한경면 두모리와 금등리 앞바다에 위치한 국내 최초·최대의 상업용 해상풍력단지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사진=탐라해상풍력발전 제공)

[제주=뉴시스]제주시 한경면 두모리와 금등리 앞바다에 위치한 국내 최초·최대의 상업용 해상풍력단지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사진=탐라해상풍력발전 제공)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전 세계 해상풍력 설비는 유럽, 중국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 기준 29.1GW가 설치돼있습니다. 최근 10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28.7%로 육상풍력(13.7%)을 앞섭니다.

최근에는 일본, 대만 등도 해상풍력 확대에 열을 올리며 2030년에는 177GW 규모의 설비가 전 세계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해상풍력이 20년 내에 유럽에서 가장 많은 발전량을 기록하는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에 비해 국내에서 상업운전 중인 해상풍력 규모는 0.1GW에 불과합니다. 현재 국내 해상풍력발전단지는 탐라(30㎿), 영광(34.5㎿), 서남해 실증(60㎿) 등 3곳입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북 서남권(2.4GW), 신안(8.2GW), 울산(6.0GW), 제주(0.6GW), 인천(0.6GW)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해상풍력 설비를 보급한다는 방침입니다. 입지 발굴, 인허가, 설치 등 관련 절차에만 7년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에 앞으로 3년간 추진 속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인데요.

가장 큰 문제점으로는 주민 수용성 확보의 어려움이 꼽힙니다. 실제로 서남해 해상풍력발전단지의 경우 2010년 2.5GW 규모 추진 로드맵을 발표했음에도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실증단지에서 60㎿ 규모의 설비만 운전 중인 상황입니다.
[부안=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17일 ‘한국판 뉴딜, 그린에너지 현장방문’의 일환으로 전북 부안군 위도 근처의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에 도착해 발언하고 있다. 2020.07.17.since1999@newsis.com

[부안=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7월17일 ‘한국판 뉴딜, 그린에너지 현장방문’의 일환으로 전북 부안군 위도 근처의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에 도착해 발언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부족한 기술력도 빠른 설비 확대의 제약 요소로 언급됩니다.

현재 해상풍력 기술은 유럽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 업체가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추격 중인 상황입니다. 독일·스페인의 지멘스-가멘사, 덴마크의 MHI-베스타스, 중국의 세윈드 등 기업 3곳이 전체 해상풍력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국내 업계는 소수의 터빈 기업과 중소 부품 기업으로 구성돼있는데요. 그간 내수시장 확대가 지체되면서 기술과 가격 경쟁력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주민 수용성 확보를 통한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과 기술력 확보가 동시에 추진되면서 시너지를 내야 하는 상황인데요.

정부는 해당 지역주민들에 대한 혜택을 늘리고 조기 착공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빠른 속도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이를 뒷받침할 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국내 저풍속 환경에 맞는 터빈 개발과 연 1GW 규모 시장을 창출하면 국내 시장에서의 기술·가격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세쓸통' = '세상에 쓸모없는 통계는 없다'는 일념으로 통계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 알기 쉽게 풀어내고자 합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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