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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부동산 시장…非강남 84㎡ 20억 돌파 vs 강남 7억 '뚝'

등록 2020.10.07 15: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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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 관망 확산 속 신고가 경신 지속

"살 집은 비싸도 산다"…실수요 위주로 시장 재편

상승-하락 혼재…매도-매수간 힘겨루기 이어질 듯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영등포구 63아트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2020.08.12.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서울 영등포구 63아트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2020.08.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에 관망세가 커지고 있지만, 신고가 경신 사례가 끊이지 않는 등 시장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최근 동작구 흑석동에서 전용면적 84㎡가 20억원에 팔려, 비(非) 강남권도 국민주택형의 20억 시대가 열렸다.

반면 강남4구 지역은 다주택자나 법인 위주로 급매물을 내놓고 있지만 수요자와 눈높이가 맞지 않아 계약으로 이어지지 않는 등 상승과 하락이 혼재된 양상이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흑석동에 위치한 아크로 리버하임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7일 20억원에 매매 거래가 성사됐다.

불과 한 달 전에 수립한 종전 최고가 19억원보다 1억 높게 팔린 것으로, 지난 2016년 7억~8억원대에 분양한 점을 감안하면 4년여 만에 2배 이상 오른 것이어서 화제를 낳고 있다.

정부의 연이은 고강도 규제에도 이 같은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는 배경은 역설적이게도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전환됐기 때문이다.

해당 매물은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신축, 대단지, 역세권 아파트다. 입주일은 2018년 11월로 2년이 채 되지 않았고, 총 1073가구 규모에 지하철 9호선 흑석역이 인접해 있다.

특히 이 매물은 집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주택자나 법인의 경우 내년 6월부터 보유세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똘똘한 한 채'로 자산을 집중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분위기에 한 몫하고 있다.

반면 이 같은 사례가 시장 상황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기존 신고가 대비 수억원 이상 눈높이를 낮춘 거래도 잇따라 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수요자 위주의 시장 상황이다 보니 요새는 원하는 단지가 있으면 그 단지에서 매물이 나오기만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면서 "강남에서도 일부 단지는 상승세가 꺾였지만, 일부 단지는 매물이 많지 않아 신고가 경신 사례가 나오고 호가가 유지되는 등 혼조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남권 일부 단지는 매물이 쌓이면서 거래 금액도 낮아지고 있다. 이달 5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2 164㎡는 30억원에 팔려 종전 최고가 31억45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낮은 금액에 집주인이 바뀌었다.

지난달 29일에는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195㎡가 55억원에 팔려 지난해 6월 최고가 62억원 대비 7억원 낮은 금액에 매매가 이뤄졌다. 강남구 개포동 성원대치2단지 아파트 전용 49㎡도 지난달 16일 13억6000만원에 팔려 최고가(14억원) 대비 4000만원 떨어졌다.

통계로 봐도 서울 아파트값은 보합권에서 한 달 넘게 횡보 중이다.

한국감정원 '2020년 9월 4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주와 같이 0.01%를 유지해, 6주 연속 '0.01%'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거래는 급격하게 감소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거래일 기준 8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4964건으로, 6월(1만5589건), 7월(1만658건)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아직 약 한달 정도 신고기한이 남았지만 9월 거래량도 2251건으로 잠정 집계돼 거래 감소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강남권 아파트값은 고점을 찍은 뒤 곧바로 하락하기보다는 소폭 등락에 그치는 '고원(高園) 현상'을 보이면서 매도-매수 간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이라면서 "최소한 연말까지는 고점에서 횡보할 가능성이 높다. 크게 내리지도 오르지 않는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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