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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반 초등 1학년에게 쌍욕하고 멍들인 선생, 경찰수사

등록 2020.10.15 10: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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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 확인"

같은 반 학생 등 추가 피해자 전수 조사도

피해아동의 허벅지에 멍이 들었다. 아동의 아버지 제공

피해아동의 허벅지에 멍이 들었다. 아동의 아버지 제공


[전주=뉴시스] 윤난슬 기자 = 전북 고창의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 도중 1학년 어린이에게 심한 욕설과 폭언을 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경찰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해당 교사는 부모의 휴대전화 번호를 모른다는 이유로 여덟 살 아이에게 평생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는 상처를 준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피해 아동의 부모는 지난 13일 오후 A(30대) 교사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A교사가 지난 5월 초부터 자신이 담임인 학급의 B(8)군의 뺨을 꼬집거나 허벅지를 강하게 쥐는 등 지속해서 폭행하고 욕설하는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학대를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은 피해 내용을 확인하는 등 수사를 통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지를 판단할 예정이다.

이 사건은 피해 학부모가 지난 8월31일 B군을 목욕시키던 중 허벅지 등에서 새파란 멍자국을 발견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아이에게 멍이 생긴 이유를 물으니 '선생님이 그랬다'고 했다.

B군의 아버지는 앞서 7월에도 아이의 손바닥에서 멍 자국을 발견했던 터라 온몸이 떨렸다.

학대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선생님이 나쁜 행동을 할 것 같으면 녹음하라"며 B군의 손에 소형 녹음기를 쥐어줬다.

이후 지난 7일 B군이 아버지에게 건넨 녹음기에서는 담임이 "이 XX가 똑바로 말 안 해! 정신 나간 XX냐?, 그럼 너희 애비한테 전화할 때 010-XXXX 하고 끝나냐?", "이 따위로 정신없는 XX도 있습니다. 이런 놈들 딱 이용해 먹기 좋아, 납치범이. 부모님 전화번호도 몰라? 그냥 죽여버리면 됩니다" 따위의 욕설과 폭언이 흘러나왔다. 
피해아동의 아버지 제공

피해아동의 아버지 제공

B군의 아버지는 "담임 선생님이 화를 내며 폭언한 이유가 부모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면서 "전에도 아이의 몸에 상처가 있길래 담임교사에게 따져 물었더니 훈육 차원에서 그런 것이었다며 시치미를 뚝 뗐다"고 분개했다.

이어 "반 아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혼이 난 아이가 주눅이 들어 대답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장실도 못가게 했다"면서 "잘못된 부분은 말을 해주면 잘 가르쳐서 보내겠다고까지 말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다. 여덟살 밖에 되지 않은 아이에게 너무 가혹한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말은 하지 않지만, 눈치를 보는 등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학교 측에서 아이를 위한 심리 지원 등 전문적인 상담을 해준다기에 일단 동의한 상태"라고 했다.

이 사건과 관련, 해당 교사는 아이들에게 실종과 유괴의 위험성을 알려주려다 과격해졌다는 취지의 해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멍 자국은 B군의 다리를 꽉 잡아서 생긴 흔적이 맞다면서도, 이는 급식을 잘 먹지 않는 B군이 자꾸 벗어나려고 해서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북도교육청은 진상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B군의 담임교사는 사건이 불거지자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분리 조치됐다.

해당 학교에서는 수사 결과에 따라 징계 등 상응한 처분을 할 예정이며, 교육지원청은 피해 학생 및 같은 반 학생에 대한 면담 등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보호 전문기관과 함께 피해 아동 및 같은 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또 다른 피해가 발생했는지 전수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아동학대는 발생 이전에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아동이 안전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아동학대 신고 활성화 홍보 및 캠페인 등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4년간 전북 지역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신고 건수는 2016년 178건(검거 146건·구속 1명), 2017년 293건(검거 156건·구속 3명), 2018년 225건(검거 213건·구속 3명), 2019년 247건(검거 183건·구속 3명)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까지는 89건(검거 64건)의 학대 신고가 접수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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