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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기사 잇따라 숨져도 달라진게 하나도 없습니다"

등록 2020.10.20 17: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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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택배 창원센터 노동자들 "7 to 2 근무는 계속" 하소연

택배기사 노조지부장 "분류작업 인력배치 약속 지켜져야"

노동부 창원지청 "상부 지침 따라 즉시 실태 조사 나설것"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한진택배 창원센터. 2020.10.20. sky@newsis.com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한진택배 창원센터. 2020.10.20.  [email protected]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 = "언제 끝날지도 모릅니다. 분류작업을 빨리 끝내고 오후 2시는 되야 배송하러 출발할거 같네요. 죄송합니다. 제가 바빠서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20일 한진택배 경남 창원택배센터(서브터미널)에는 오전 내내 대형 트럭들이 연이어 드나들었다.

트럭들이 이 곳 서브터미널에 물건들을 내리고 컨베이어 벨트로 물건이 이동하면 택배노동자들은 배송지역 분류를 하고 자신의 택배차량에 옮겨 싣는다.

대형트럭에서 물건을 내리는 작업을 상차 작업이라고 하고 이 업무는 원청업체가 도급사와 계약해서 도급사 직원이 맡아서 한다.

보통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 정도까지(7 to 2) 택배노동자들은 배송 지역으로 갈 물건들을 분류하는 작업을 하고 각 자 배송지역으로 출발한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연대노조 소속인 한진택배 송 모씨는 "다들 원청업체(한진택배)와 원청에서 물량을 받는 대리점주들 눈치 보느라 노조원이 많지 않다. 경남도내에는 거제 지역에만 노조원이 있다"며 "최근 서울에서 한진택배 물량을 처리하는 택배노동자의 죽음은 남의 일이 아닌거 같다"고 하소연했다.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한진택배 창원센터. 2020.10.20. sky@newsis.com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한진택배 창원센터. 2020.10.20.  [email protected]

20일 택배연대노조 경남지부에 따르면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지사에서 택배기사로 일하던 김 모(36)씨가 지난 12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과로사로 숨진 다른 택배노동자들처럼 김씨의 사인이 심혈관계 질환으로 추정되고 김씨가 숨지기 전 새벽까지 일을 계속하면서 힘들어했다는 증거도 나왔지만 사측(한진택배)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송 씨는 "사측이 숨진 김 씨가 처리한 하루 물량이 200여개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CJ대한통운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그는 "한진택배기사 1인당 맡은 지역이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 2~3명이 맡는 것과 비슷하다. 맡은 지역 범위가 훨씬 넓기 때문에 (숨진 김 씨가 처리한) 물량이 200개라면 2~3배 물량을 쳐내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추석 연휴때 물동량이 대폭 늘어나면서 택배노동자들은 살인적 노동 강도를 버텨왔다.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전국택배연대노조 황성욱 경남지부장. 2020.10.20. sky@newsis.com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전국택배연대노조 황성욱 경남지부장. 2020.10.20.  [email protected]

황성욱 택배연대노조 경남지부장은 "택배기사들이 매일 6~7시간씩 ‘공짜노동’으로 제공하고 있는 ‘분류작업’에 대한 인력 지원이 시급하다고 지속적으로 요청했다”며 “정부는 추석 연휴때 택배업계 지원 인력을 충분히 투입하도록 지시했다고하지만, 노조원이 있는 서브터미널에는 일부 인력이 지원됐을 뿐 노조원이 없는 곳의 택배노동자들은 묵묵히 일을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 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택배노동자가 또 숨졌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지난 10일에는 쿠팡 물류센터 20대 청년과 지난 12일에는 한진택배의 30대 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각종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즉각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국회에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과 전 국민 산재보험법'의 조속한 통과가 절실하다"고 촉구했다.

한편 고용노동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창원지청 관계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적용할 사안을 중심으로 경남도내 주요 택배센타를 점검할 계획이며 상부 지침이 나오는데로 즉각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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