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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는 왜 직접 협회장 못뽑나"…직선제 요구 재점화

등록 2020.10.19 14: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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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하는 간호사회, 간협 직선제 촉구 기자회견 열어

"대의원총회 중단하고 신경림 회장 후보직 사퇴해야"

"現회장, 단독 출마로 4선째…특정 집단이 협회 장악"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회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선제 실시룰 촉구하고 있다. 2020.10.19. mspark@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 회원들이 19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선제 실시룰 촉구하고 있다. 2020.10.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38대 대한간호협회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직선제 투표를 요구하는 간호사들의 목소리가 또 다시 터져나왔다. 현재 대한간호협회는 300여명의 대의원이 총회에서 회장을 선출하는 간선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행동하는 간호사회)는 19일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간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협은 임원 선거를 직선제로 해 간호사들의 선거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이번 임원 선거는 현재 대한간호협회 회장인 신경림 후보가 단독으로 출마했다. 단독 후보로 출마한 신 후보가 올해도 회장으로 선출될 가능성이 크다"며 "그렇게 된다면 신 후보는 무려 4번째로 회장직을 맡게 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이런 방식으로 10년째 특정 소수 집단이 돌아가면서 간협의 임원을 맡으며 사실상 협회를 장악하고 있다"며 "300명의 대의원만 단합하면 이런 권력 집중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간선제가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간협 회원인 간호사들은 매년 회비를 납부하고 있지만 협회 임원이나 대의원이 아니면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간협은 간호사들의 목소리를 이제 들어야 하며, 그 시작이 직선제가 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직선제 요구와 함께 신 후보의 사퇴, 대의원총회 중단, 공정한 임원 선거 관리 등을 요구했다.

간협은 오는 20일 대의원총회를 열어 임기 2년의 38대 회장을 선출한다. 간협은 1958년 제정된 정관에 의해 간선제로 회장 등 임원을 선출하고 있다. 신 후보는 32대(2008~2009년), 33대(2010~2011년), 37대(2018~2019년) 회장을 지냈고 이번에 당선되면 4선째를 하게 된다.

현재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 주요 보건의료 직능단체들은 직선제로 회장을 선출하고 있지만 훨씬 규모가 큰(회원 43만명) 간협은 간선제를 고수하고 있다.

간호계 내외부에서도 32년째 직선제 요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간협은 정관 개정이 필요하다는 점, 직선 투표에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 등을 이유로 직선제 투표에 부정적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간호사들은 간협이 비민주적인 대표 선출 방식을 유지하고 있어 회원들의 권익을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정희 간호사는 "37대까지 간호사 회원의 손으로 뽑은 회장이 단 한번도 없었다"며 "전국 17개 지부에서 대의원들이 모여 회장을 뽑는다고 하는데 우리는 대의원을 어떻게 뽑는지, 대의원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현 간호사는 "박선옥 간호사가 그렇게 모진 삶을 살다가 목숨을 끊었을 때도 간협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간협 회장이 직선으로 뽑혔다면 그랬겠나"라며 "대대손손 회장을 독식하고 있는 이런 비민주적인 협회를 바꾸기 위해 이제 우리는 모든 투쟁을 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수련 간호사는 "집행부에서 현장과 유리된 짓들을 하고 다니는 동안 일선 간호사들은 수없이 사직했고 남은 사람들은 지금도 현장에서 눈물을 삼키며 뛰어다닌다"며 "인력 부족, 열악한 트레이닝 제도, 안전하지 못한 환경, 간호사에 대한 세간의 그릇된 인식, 이 모든 것들은 일선 간호사가 알아서 감당해야할 일이고 간협은 그동안 한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간호사는 "지난 3월 대구에 파견돼 일하는 일상은 매일같이 처참함을 견디는 과정이었다. 간호사는 너무 모자랐고,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극복할 수 없었다. 임상 간호사가 너무 적었기 때문에 지원도 차출도 어려웠다. 너무 많은 간호사들이 임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현장에 남았다면 지금 국민들을 보호하는 의료 환경은 아주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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