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독감 백신 사태 불안감…'백신 포비아' 확산 우려

상온 노출, 사망 소식 등 안전성 우려

불안한 발걸음, 예방접종 행렬은 여전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20일 오후 독감 예방 접종을 위해 시민들이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입구 앞에서 줄을 서고 있다. 2020.10.20. [email protected]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접종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트윈데믹(twindemicㆍ비슷한 증상의 감염병 동시 유행)'을 우려해 독감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유통 중 상온 노출사고로 예방접종 시기가 미뤄지고, 독감 백신을 접종한 17세 고등학생이 이틀 뒤 숨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여기에 독감 백신을 접종한 70대까지 잇따라 숨지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안전성을 우려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0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한 내과 병원 관계자는 "어떤 업체의 독감 백신을 사용하는지, 백신이 안전한지 묻는 전화가 종종 오고 있다"며 "다만 백신이 없다 보니 예약을 취소하거나 오지 않는 상황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고교생이 숨진 것과 독감 백신 간 연결고리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일부 시민은 혹시 모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옥산읍에서 자녀를 키우는 A씨는 "인천에서 청소년이 백신을 맞고 이틀 뒤 숨졌다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 백신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사고 원인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고 접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안전성을 우려해 접종을 미루는 사례가 있는 반면, 코로나19 장기화 속 트윈데믹 현실화를 우려해 의료기관을 찾는 사례도 적지 않다.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20일 오후 충북 청주시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를 찾은 시민이 직원의 안내를 받고 예방접종을 위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020.10.20. [email protected]

충북 청주시 흥덕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에서 만난 B씨는 "병원마다 백신이 다 떨어졌고,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고 한다"며 "불안한 마음이 크지만 아이들 등교까지 거의 정상화돼 더 늦기 전에 백신을 맞아야 할 것 같아서 왔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독감 백신 접종으로 숨지는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어서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충북지역 한 감염내과 의료진은 "독감 백신을 접종하면 통상적으로 미열 등의 경미한 증상이 일어날 수 있지만, 짧은 시간 내 호전된다"며 "인플루엔자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만큼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해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독감 백신과의 상관관계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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