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잠자는 요구불예금…잔액도 한달새 16조↑

등록 2020.10.23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5대 시중은행 요구불예금 잔액 증가

9월 요구불예금 잔액 전달比 16조↑

잠자는 요구불예금…잔액도 한달새 16조↑

[서울=뉴시스] 최선윤 기자 = 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35년 내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요구불예금이란 언제든지 은행에서 인출할 수 있는 예금으로 저축성예금에 비해 이자가 거의 없거나 매우 낮은 대기자금을 뜻한다. 즉 요구불예금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가계나 기업이 은행에 쌓아놓은 예금이 좀처럼 시중에 풀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23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8월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5.5회였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85년 1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1990년대부터 상승하기 시작해 1999년에는 67회로 정점을 찍은 후 2000년대 들면서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5월 15.6회를 기록했다가 8월 15.5회로 나타나며 역대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요구불예금과 함께 저축성예금을 포함한 전체예금의 회전율도 3.5회로 낮은 수준이다. 예금회전율은 월간 예금지급액을 예금의 평균잔액으로 나눈 것으로, 회전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은행에 맡긴 예금을 인출해 사용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 5곳에 쌓인 요구불예금 잔액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9월 요구불예금 잔액은 552조5864억원으로 8월(536조6678억원) 대비 16조원 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서는 100조원 넘게 늘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뭉칫돈이 은행에 쌓이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은 요구불예금에서는 이자지급을 사실상 기대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비교적 안전하다고 평가되는 은행에 잠시 머무는 대기성 자금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공모주 청약 후 환불금 등의 일부가 은행 요구불예금으로 흘러들어온 것으로도 추정하고 있다.

이밖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개인과 기업들은 언제든 꺼내쓸 수 있는 요구불예금으로 투자금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도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의 유동자금이 은행의 요구불예금으로 몰리고 있는 것 같다"며 "법인들의 대기성 자금이 은행으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개인들의 경우엔 공모주 청약 후 환불금 등의 일부가 이동한 것으로도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