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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제일교회 보상금 157억? 납득안돼"…일부선 반발

등록 2020.10.22 16: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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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재개발조합에 보상금 157억원 제안

일부 조합원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계약'

"대토 보상 등 다 빠진 액수…최소 300억원"

"처음부터 협상 위해 일부러 큰 액수 불러"

'임시 예배당 옮긴 이후 다시 시위할까' 우려

조합, 두 차례 철거 시도…거센 반발에 무산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달 2일 오전 퇴원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9.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코로나19 확진으로 입원 치료를 받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달 2일 오전 퇴원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앞에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9.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당초 약 570억원의 철거 보상금을 요구했던 사랑제일교회 측이 최근 서울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재개발조합) 측에 보상금 액수를 낮춘 새로운 제안을 하면서 교회 철거가 마침내 최종 합의에 다다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조합 내부에서는 교회의 새 제안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서는 "말이 157억원이지, 대토 보상 등을 다 포함하면 최소 300억원 이상은 될 것"이라며 합의안에 반대하는 인원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22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전광훈 목사가 설립한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측은 최근 재개발조합 측에 처음 제안했던 보상금 570억원에서 대폭 낮춘 약 157억원을 철거 보상금으로 제안했다.

이처럼 사랑제일교회 측이 처음 제안했던 보상금보다 낮은 액수를 불렀지만, 일부 조합원들은 "처음부터 말도 안 되는 계약이었다"며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원 A씨는 "교회가 157억원을 제안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대토 보상 등 부분에 대한 금액이 다 빠진 액수"라며 "솔직히 저는 말도 안 되는 협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는 "기본적으로 조합원들이 원하는 것은 사랑제일교회가 10구역 밖으로 아예 나가는 것"이라며 "사회적인 이미지가 안 좋은 사랑제일교회에 대토 보상을 해주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교회 건물까지 짓겠다고 하는데 우리가 왜 그걸 지어줘야 하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어떤 조합원들은 300억원을 넘게 줘도 차라리 일을 빨리 진행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면서도 "근데 저와 뜻이 같은 조합원들은 '사랑제일교회가 주구장창 몇십년 동안 계속 우리 구역에 있겠다는 건데 왜 협상을 해야 하느냐'는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조합원 B씨는 "100만원짜리 옷에 1000만원짜리 가격표를 붙여놨다가 80% 세일해서 200만원에 판다고 하면 그게 싼 것이냐"며 "사랑제일교회는 처음부터 570억원을 다 받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협상용으로 일부러 큰 액수를 부른 것"이라고 했다.

B씨는 "이미 공탁금 84억원에 건물 보상금 등 다 포함이 됐는데 그래도 마음에 안 든다고 하면 적당한 금액을 더 불러야지, 쌩뚱맞게 570억원을 부르는 게 말이 되느냐"며 "이미 명도소송에서 승소해서 강제철거를 해도 공탁금을 주고 끝내면 되는데, 말도 안 되는 계약"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서울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 측이 전광훈 목사(담임목사)가 설립한 사랑제일교회 강제철거 재시도한 지난 6월2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교인이 바닥에 누워 있다. 2020.06.22.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서울 장위10구역 재개발조합 측이 전광훈 목사(담임목사)가 설립한 사랑제일교회 강제철거 재시도한 지난 6월22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교인이 바닥에 누워 있다. 2020.06.22. [email protected]

일부 조합원들은 혹여 사랑제일교회 측이 건물 철거 이후 임시 예배당으로 옮겼다가 다시 대토 부지로 옮겨야 할 시기가 올 때, 바로 안 나가고 시위를 하면서 보상금을 더 요구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157억원 중 공탁금 84억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64억원을 사랑제일교회에 줘야 하는데, 계약서를 보니 교회 측이 임시 예배당으로 옮긴 이후 이 금액의 84%가 한순간에 나가는 구조"라며 "대토 부지로 옮길 때는 잔금이 9억원 정도만 남는데, 그때 가서 교회 측이 임시 예배당에서 안 나가겠다고 또 기름통 짊어지고 시위하면 어떻게 하겠느냐. 그때는 이미 너무 늦는다"고 했다.

현재 직무대행 체제인 재개발조합 측은 오는 24일 열리는 총회에서 새로운 조합장을 선출하고 사랑제일교회 철거 관련 안건에 대한 협의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처음 570억원의 보상금을 요구했던 사랑제일교회가 최근 일부 금액을 낮춘 보상금을 제안한 배경에는 이 교회를 향한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을 신경쓴 것도 있지만, 처음부터 재개발조합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사랑제일교회 측은 지난 6월 기자회견을 열고 "교회와 조합이 맺은 대토합의서에는 건물의 신축비를 동일하게 지급하도록 돼있고, 낡은 건물이라도 그대로 (가격을) 평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격이야 조정을 하면 되는 것인데, 왜 조합은 철거 강제집행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앞서 재개발조합은 지난 6월5일과 같은 달 22일 두 차례 사랑제일교회에 대한 강제철거 시도에 나섰지만, 교인들의 거센 반발에 막혀 결국 무산됐다.

지난 5월 서울북부지법 민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광섭)는 재개발조합 측이 사랑제일교회를 상대로 낸 명도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재개발조합 측은 해당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사랑제일교회 측에 부동산을 넘겨달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됐고, 거부할 경우 강제철거 집행도 가능한 상황이다.

서울시 토지수용위원회가 감정한 사랑제일교회 보상금은 약 82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사랑제일교회가 있는 지역은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돼 2018년부터 주민들이 이주를 시작했다. 현재는 교회를 제외한 대부분의 주민이 이곳을 떠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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