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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현 "운도 실력…모든 노력했더니 운이 따른 것"

등록 2020.10.23 13:3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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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없으면 실력으로 극복할 것"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 선수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10.23.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김광현 선수가 2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귀국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10.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는 무대에서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은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첫 해인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해 39이닝을 소화하며 3승무패 평균자책점 1.62의 성적을 남겼다. 개막 전까지 5선발 경쟁을 벌여야 했던 그는 시즌에 들어서자 에이스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며 입지를 다졌다.

23일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만난 김광현도 올 시즌을 돌아보며 "이닝 수가 별로 안 되긴 하지만, 이 정도 결과를 낼 수 있었다는 게 말도 안 되는 것 같다"며 웃음 지을 정도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운'이 따랐다는 시선을 보낸다. 실력에 비해 좋은 성적을 얻었다는 것이다.

김광현도 이런 분위기를 안다. "좋은 결과를 내면 '운이 좋았다, 포수의 능력이다'는 이야기도 많이 나온다"고 말한 김광현은 "운도 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당당히 말했다.

준비가 안 된 사람은 기회가 와도 잡을 수 없는 것처럼, 노력을 했기 때문에 운도 따랐다는 의미다.

김광현은 "어릴 때부터 이 무대에 진출하기 위해 운동을 해왔다.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그 덕분에 지금은 운이 이렇게 따라 준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운' 덕분이라고만 하기엔 이 순간을 위해 오랜 순간 공을 들여왔다.

2007년 SK 와이번스에서 KBO리그에 데뷔한 뒤에도 빅리그를 향한 꿈을 놓지 않았다. 지난 시즌 뒤 이미 서른이 넘은 나이라는 핸디캡을 가지고도, 미국 도전을 선언하며 새로운 세계로 한 발은 내디뎠다.

미국에 진출한 뒤에도 어려움은 그치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스프링캠프가 중단되고, 시즌 개막이 연기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수를 만났다. 낯선 미국에서 가족과 떨어져 홀로 견뎌야 하는 외로움의 시간도 길었다.

당시 김광현은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힘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김광현은 "그때는 '여기에 왜 왔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야구하고 싶어서 온 곳에서 야구도 할 수 없었다. 정말 우울하고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이 시간을 잘 버텼기에 좋은 운도 만날 수 있었다. 김광현은 코로나19에서 보다 안전한 한국으로 돌아오는 대신 미국에 남아 개인 훈련을 이어갔다.

김광현은 "그때 잘 버텨서 운이 따르지 않았나 싶다. 행운을 잡으려면 지금 버텨야 한단 생각을 했었다. 3, 4개월을 잘 버티면서 행운도 따랐다. 앞으로도 어떤 시련과 역경이 있어도 잘 버텨내야 운도 따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상적인 데뷔 시즌을 치르고도 만족하지 않는 김광현은 일찌감치 내년을 위한 준비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광현은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몸이 잘 만들지 못한 부분이 있다. 내년 시즌에 대비해 오늘부터 준비할 것"이라며 "올해보다 운이 덜 따를 수도 있고, 더 잘 따를 수도 있지만 운이 안 따르는 경기는 실력으로, 실력이 부족한 부분은 운으로 잘 엮어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좋은 기운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운'이 올 때까지 김광현은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거란 점이다.

김광현은 "앞으로 운이 없는 경우도 생길 거다. 나중에 운이 없을 때는 실력으로 극복할 것"이라며 눈을 빛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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