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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원불교와 47년 인연(종합)

등록 2020.10.25 17:34:25수정 2020.10.26 12: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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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입교, 법명 중덕·법호 중산

1991년 대호법 법훈 서훈

[서울=뉴시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20.10.25.(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시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20.10.25.(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78세를 일기로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생전 원불교와 깊고 오랜 인연을 맺어왔다. 독실한 원불교 신자로 법명은 법호는 중산(重山), 법명은 중덕(重德)이다.

원불교는 1916년 박중빈이 창시한 불법연구회를 계승한 종교다. 일원상의 진리와 함께 불교의 생활화, 대중화, 시대화를 추구한다

이 회장은 원남교당 소속으로 1973년 1월 원불교에 입교했다. 장모 고(故) 김윤남(1924~2013 법호 신타원, 법명 혜성)씨와 인연으로 인도됐다.

장모와 아내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오랜 기간 기도생활을 해온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1987년 12월13일 당시 원불교 종법사인 대산 김대거 종사(1914~1998)가 11월 작고한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천도를 축원하고, 가족을 위로하는 천도재를 열어 설법하는 자리에 중산 대호법과 도타원 대호법 등 가족들이 참석해 위로와 위안을 얻었다.

이후 1987년 중산이라는 법호를 받고, 1991년 대호법의 법훈을 서훈했다. 대호법은 원불교 재가교도 가운데 공부와 사업에 큰 업적을 쌓은 교도에게 주는 법훈이다.

1991년 중앙중도훈련원을 희사(기증)해 현재까지 원불교 교도의 각종 교육과 훈련을 하는 도량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북 익산 왕궁면에 위치한 원불교 중앙중도훈련원은 이 회장의 법호 중산과 홍 전 관장의 법호 도타원(道陀圓)의 앞 자를 따서 이름 지어졌다. 중앙중도훈련원은 원불교 교도들이 정기적으로 기도하고 수행하는 일종의 기도원이다.

[서울=뉴시스] 지난 2013년 고(故) 김윤남 원불교 원정사(圓正師) 열반 당시 조문하는 이건희 회장·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2013.06.07. (사진=중앙일보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 2013년 고(故) 김윤남 원불교 원정사(圓正師) 열반 당시 조문하는 이건희 회장·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2013.06.07. (사진=중앙일보 제공) [email protected]

2011년엔 미국 뉴욕주에 있는 원다르마센터를 희사(기증)했다. 원불교는 "원불교 세계교화의 기반이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원불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회장은 평소 "기도하고 행동하라. 기도와 행동은 앞바퀴와 뒷바퀴다", "샘물은 퍼낼수록 맑은 물이 솟아난다. 아낌없이 베풀어라", "세상에 우연은 없다.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하라"고 강조해왔다.

지난 2007년 원불교 최고지도자였던 이성택 전 교정원장은 당시 삼성전자가 히트한 휴대전화 '애니콜'의 원조가 실은 원불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애니콜이 "애니타임, 즉 때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행하는 '무시선 무처선(無時禪 無處禪)'"의 맥락과 비슷하다는 것이다.

원불교는 이날 오후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원불교장의위원회(위원장 오도철 교정원장)를 열어 천도재를 서울 원남교당에서 매주 토요일에 진행하기도 했다. 천도재는 죽은이의 영혼을 극락으로 보내기 위해 치르는 불교의식이다.

오는 11월8일 원불교 중앙총부에서 추도식을 열어 고인의 명복을 전 교도가 함께 축원하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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