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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든든한 문화예술 후원자…백남준과 인연도

등록 2020.10.25 21: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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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20.10.25.(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시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20.10.25.(사진=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78세를 일기로 25일 별세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문화예술계의 든든한 후원자였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로부터 고미술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물려받은 이 회장은 문화재·미술품 시장에서 소문난 수집광으로 활약했다.

국보 제118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국보 제216호인 정선필 인왕제색도, 국보 제219호 청화백자매죽문호 등 국보 약 20점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선 전 호암미술관 부관장은 지난 2016년 자신이 펴낸 책 '리 컬렉션'에서 이 창업주가 '청자 마니아'라면 이 회장은 '백자 마니아'였다고 썼다. 이 창업주는 비싸다고 판단되는 작품은 누가 뭐라고 해도 구입하지 않았으나, 이 회장은 좋다고 확인만 되면 값을 따지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 삼성문화재단이 운영 중인 삼성미술관 리움, 호암미술관 등에는 국보·보물 150여점이 소장돼있다. 이 중 대다수는 이 회장이 추진한 '국보 100점 수집 프로젝트'를 통해 수집됐다. 일단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의 이 회장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사이에 이 프로젝트를 통해 국보급 유물을 집중적으로 수집했다.

서울대 응용미술학과 출신인 아내 홍라희 리움 전 미술관장 현대 미술에 대한 관심을 공유했다. 2004년 문을 연 리움이 대표적이다.

장 누벨, 렘 쿨하스, 마리오 보타 등 세계적인 건축가 3명이 설계에 참여한 이 미술관의 이름 '리움'은 '이(李) 씨' 일가의 '이(Lee)'와 미술관(Museum)을 뜻하는 '움(um)'를 조합한 것이다. 홍 전 관장이 관장으로 재직할 때 이 회장의 적극적 지지로 다양한 미술품을 수집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백남준 '다다익선'. 2020.10.25.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남준 '다다익선'. 2020.10.25.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mail protected]

이 회장은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과 깊은 인연을 맺기도 했다. 1987년 현대화랑의 주선으로 백남준을 만났고, 이후 백남준은 자신의 작품에 일본 소니 대신 삼성전자 제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기념해 제작된 백남준의 대표작 '다다익선'이 대표적 예다. 삼성전자가 후원한 TV 1003대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로비에 설치돼 있다.

이 회장은 한국 추상화의 거장 이우환의 작가의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했다. 이 작가는 이 회장이 호암 이병철 창업주를 기려 1990년 제정한 호암상을 2001년 받았다. 2011년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린 대규모 회고전 등 이 작가가 뉴욕과 파리 등에서 연 전시에 삼성이 후원자로 나섰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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