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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삼성, 성공적이지만 취약"…이재용 시대 과제 조명

등록 2020.10.26 09:2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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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동안 애플과 달리 자체 소프트웨어 실패"

"이재용 부회장, 아직 경영 스타일 안 드러나"

"영어 능통, 팀쿡 등 실리콘밸리 인사들과 친분"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한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도착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한 25일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도착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한 가운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달라진 시대에서 기업을 변화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고 보도했다.

25일(현지시간) WSJ은 '아버지 시대의 과거에 갇힌 거대 기술 기업을 통솔해야 하는 삼성 후계자(Samsung Heir Takes Reins of Tech Giant Stuck in His Father's Past)'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이처럼 전했다. 2014년 이 회장이 쓰러진 이후 실질적으로 삼성을 이끌어온 이 부회장은 기술 업계가 격변한 시기에 기업을 물려받게 됐다는 분석이다.

WSJ은 삼성이 이 회장 시대에 기술 하드웨어를 독점하다시피 해왔지만 업계의 중심축은 소프트웨어로 옮겨갔다고 보도했다.

WSJ은 "지난 6년 동안 삼성은 애플과 달리 자사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높일 수 있는 자체 소프트웨어나 서비스를 만드는 데 실패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구상의 거의 모든 주요 전자기기를 생산하는 삼성은 "여전히 성공적이지만 취약하다(It is still a successful, though vulnerable)"고 짚었다. 이 부회장 체제에서 뚜렷한 변신을 하지 못한 채 가격 경쟁에서 중국 기업에 밀렸으며, 아마존이나 구글 모기업 알파벳에도 뒤처졌다는 지적이다.

이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이 회장의 1993년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을 소개하면서, 이런 과감한 경영 스타일로 삼성이 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전했다.

WSJ은 "52세로 서구에서 제이 Y(Jay Y)로 통용되며 3개 국어를 구사하고 하버드 교육을 받은 이 부회장의 경우, 아직 명백한 경영 스타일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이 글로벌 기술 업계의 유명인사들과 친분을 쌓아왔다고 전했다. WSJ에 따르면 영어에 능통한 이 부회장은 팀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실리콘밸리 엘리트들과 관계를 형성했다. 또 2016년 미국 대선 이후 몇 주 뒤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당선인과 업계 리더모임에서 유일한 비미국인 CEO로서 초대받았다.

다만 WSJ은 삼성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 회장 투병 기간 이 부회장이 공식 일정을 활발하게 소화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통과 서열을 중시하는 한국 문화 탓이다.

현재 진행 중인 국정농단 재판과 승계 문제 등에도 주목했다. WSJ은 "이 부회장은 가족들의 그늘과 과거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 왔다"며 2016년 청문회에서 이 부회장이 한 약속을 예로 들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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