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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임금근로자 사상 첫 감소…743만 비정규직 더 가혹

등록 2020.10.27 12:5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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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발표

비정규직 근로자 742만6000명…전년보다 5만5000명↓

정부 재정일자리로 한시 기간제 근로자 13.3만명 증가

숙박음식점업·교육서비스 영향, 비기간제 31만명 줄어

작년 비정규직 급증 논란…"이미 반영돼 증감 안정화"

코로나에 임금근로자 사상 첫 감소…743만 비정규직 더 가혹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임금근로자가 사상 처음 감소했다. 코로나발 고용 충격은 정규직 근로자보다 비정규직 근로자에 더 혹독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7일 발표한 '2020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임금근로자는 2044만6000명으로 전년(2055만9000명)보다 11만3000명 줄었다. 2003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처음 감소한 셈이다.

이 중 올해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742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5만5000명(-0.7%) 쪼그라들었다. 전체 임금근로자 중 비정규직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6.3%로 전년보다 0.1%포인트(p) 하락했다.

정규직 근로자는 1302만명(63.7%)으로 전년보다 5만8000명(-0.4%) 감소했지만, 감소 폭은 비정규직 근로자보다 작았다. 코로나19가 불러온 고용 참사가 정규직 근로자보다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더 거셌던 것으로 풀이된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한시적 근로자, 시간제 근로자, 비전형 근로자로 분류된다. 다만 각 유형에는 중복으로 집계되는 근로자가 포함돼 단순히 더하면 비정규직 근로자 수보다 많다. 예를 들어 노인 일자리의 경우 한시적 근로자이자 시간제 근로자로 포함되는 것이다.

이 중 한시적 근로자는 460만8000명으로 전년보다 17만7000명 감소했다. 한시적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와 비기간제 근로자를 포괄한다. 기간제 근로자는 근로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는 반면 비기간제 근로자는 근로기간을 정하지 않았으나 계약을 반복 갱신하며 계속 일할 수 있는 근로자, 고용주 요구·프로젝트 종료 등으로 계속 근무할 수 없는 근로자를 의미한다.

올해 8월 기준 기간제 근로자는 393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3만3000명 증가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기간제 근로자의 비중은 53.0%로 2.2%p 상승했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정부의 재정일자리는 100% 기간제로 보면 되는데 올해는 정부 일자리 10만명이 순증한 게 반영됐다"면서 "정부의 재정일자리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중심으로 증가하면서 기간제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일반연맹 조합원들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020 국정감사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철폐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0.10.06.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민주일반연맹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철폐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0.10.06. [email protected]


비기간제 근로자는 67만5000명으로 31만명 감소했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비기간제 근로자 비중은 9.1%로 4.1%p 하락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숙박·음식점업, 교육서비스업, 제조업 등 산업 취업자가 줄어들면서 고용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시간제 근로자는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보다 근무시간이 짧으며 평균 주 36시간 미만 일하기로 돼 있는 근로자를 말한다. 올해 8월 시간제 근로자는 325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9만7000명 늘었다. 비정규직 근로자 중 시간제 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43.8%로 전년보다 1.6%p 올랐다.

정 과장은 "시간제 근로자는 2005년의 경우 비정규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가 채 안 됐지만 2015년 이후에는 40%까지 상승하는 등 계쏙 증가하는 추세"라며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부분, 정부일자리 사업의 증가 등으로 늘어난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시간제 근로자 중 폐업, 구조조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속 직장에 다닐 수 있는 근로자(고용 안정성이 있는 근로자)는 52.5%로 전년보다 3.9%p 하락했다.

시간제 근로자의 평균 근속기간은 1년 9개월로 여성(1년11개월)이 남성(1년4개월)보다 7개월 길게 나타났다. 시간제 근로자의 주당 평균 취업 시간을 소면 18.8시간으로 남성(19.3시간)이 여성(18.6시간)보다 0.7시간 길었다.

시간제 근로자의 최근 3개월 월평균 임금은 90만3000원으로 1년 전보다 2만4000원 줄었다. 남성은 97만원, 여성은 87만7000원으로 각각 1년 전보다 3만4000원, 2만2000원 감소했다.

파견근로자, 용역근로자,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일일근로자 등 비전형근로자는 1년 전보다 2만8000명 증가한 207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에 따라 주요국의 비정규직 근로자(Temporary Worker) 비율을 비교하면 한국의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올해 8월 기준 26.1%로 1년 전보다 1.7%p 상승했다. 2019년 기준으로는 한국이 24.4%로 캐나다(12.8%), 독일(12.0%), 네덜란드(20.3%), 폴란드(21.8%), 영국(5.2%)보다 높았으나 스페인(26.3%)보다는 낮았다.

통계청은 지난해 8월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서 국제 종사상지위분류 병행조사 실시로 비정규직인 기간제 근로자가 35만~50만명 추가로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국제노동기구(ILO) 권고로 기존 부가조사에 없었던 '고용 예상 기간'을 세분화하면서 기간제 근로자가 급증한 것이다.

올해는 지난해 처음 실시한 병행조사와 부가조사를 모두 동일한 기준으로 실시하면서 지난해와 비교가 가능해졌다. '조사 방식 변경 효과' 이미 지난해 반영됐기 때문에 올해는 기간제 근로자 규모가 급증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정 과장은 "지난해 3·6·9·12월 병행조사를 하면서 계단식으로 기간제 근로자가 증가했지만, 올해 3월부터는 다시 원상태로 가게 됐다"며 "올해는 병행조사로 (기간제 근로자) 규모 자체는 반영됐으나, 증감은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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