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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尹, 싸움만 있고 검찰개혁 없어"…좌담회서 돌직구

등록 2020.10.28 12: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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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서 '검찰 민주적 통제 방안' 긴급 좌담회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관계는 전세계적 문제"

"장관의 옵티머스 사건 감찰지시는 초유의 사태"

"개혁 방향성 먼저 설정하고 그 후 이야기 해야"

"검찰총장 받는 지검장 보고…기록 안 남는다니"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경청한 후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2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경청한 후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0.10.2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시민단체가 최근 수사지휘권 등을 놓고 벌어진 추미애 법무부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간의 갈등에 대해 "싸움만 있고 검찰개혁에 대한 실질적 검토는 없다"며 뼈있는 지적을 전했다.

참여연대는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검찰의 민주적 통제 방안 모색'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최근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 양상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우려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국정감사에서는 추 장관과 윤 총장간 두 사람 사이의 싸움만 있었다"고 했다.

한 교수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관계는 전세계적으로도 골치 아픈 부분"이라며 "독일도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고 미국은 법무부장관이 검찰총장을 겸직하고 있는 등 화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중요한 의제인데도 (우리나라는) 제도나 체제의 관점이 아닌 대립 문제로만 거론돼왔다"며 "실질적 검토나 비판이나 국민에게 알리는 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한 교수는 최근 추 장관이 '옵티머스 수사' 감찰을 지시한 것에 대해 "장관이 옵티머스 사건을 감찰 지시한 것은 초유의 사태"라며 "검사가 술접대를 받은 문제는 검찰 비위를 타격하는 것이지만 검찰 수사를 감찰하는 것은 특이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검찰수사가 감찰 대상이 될 수 있는지와 그 감찰을 어디서 해야하는지 등에 대해 내부적 협의나 의견수렴을 했는지 봐야한다"며 "단순한 사건과 갈등으로 검찰총장 개인을 공격하기 위해 즉흥적으로 내린 감찰지시라면 법치주의 실현에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근우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이번 국감에서도 장관 입장에선 지휘를 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지휘 실패"라며 "안에서 싸울 일을 밖에 나와서 동네형들을 불러놓고 '내가 네 위에 있다'고 소리 지르고 인정 받으면 뭐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장관 입장에서 본인 말이 맞더라도 세련된 방식으로 할 수 없었나 싶다"며 "인사권 등으로 안에서 해결했어야 했는데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권위적으로 내리 찍어 누르는 형태가 되면 스탠스를 잘못 잡은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0.2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0.28. [email protected]

참석자들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검찰청법 8조의 장관의 수사지휘권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한 교수는 "검찰청법 8조의 지휘감독권에 수사지휘는 포함 안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럼 해당 규정은 있으나 마나 한 것"이라며 "수사지휘권이 포함된다고 봐야한다. 다만, 일반적인 지휘감독권이 아니라 특별한 감독권이고 검찰 독립성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본다면 예외적이고 최소한도로 구현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사법제도에서 검사장만 둬도 충분할 것 같은데 왜 검찰총장직이 있는지 궁금하다"며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정치권력이 검찰을 통제하기 쉽게 하기 위해 그런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했다.

조 교수는 "검찰독립이 아닌 검찰수사 독립으로 봐야한다"며 "이번에 검찰총장이 지검장들에게 받는 대면보고가 기록에 안 남는다는게 의외였다. 공무원 조직이라면 모든 행태는 기록에 남아야한다"고 했다.

검찰개혁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도 나왔다.

한 교수는 "지금은 검찰개혁의 아젠다보다 하급기관이니 내 지시만 따르라는 이야기만 나온다"며 "아젠다 설정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정부 들어 검찰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지만 개혁이 이뤄지고 난 뒤 우리나라 검찰의 모습은 어떨지에 대한 청사진이 제시된 적은 없다"며 "공수처, 검경수사권, 형사부 강화 등 단편적 이야기만 나오고 있다. 방향성을 먼저 설정하고 그 안에서 검찰개혁과 독립성이 나와야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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