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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모더나, 같은 mRNA 백신인데 보관온도 왜 다를까

등록 2020.11.19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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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관차이, 백신 기술 및 개발 물질 다르기 때문"

동네병원 접종 화이자 어렵고 모더나 가능할 듯

[뉴욕=AP/뉴시스] 9일(현지시간) 한 행인이 미국 뉴욕에 있는 제약사 화이자 본사를 지나가고 있다. 2020.11.10.

[뉴욕=AP/뉴시스] 9일(현지시간) 한 행인이 미국 뉴욕에 있는 제약사 화이자 본사를 지나가고 있다. 2020.11.10.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에 이어 모더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mRNA-1273)이 3상 임상시험에서 94.5%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하면서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BNT162b2)이 3상 임상시험 최종 분석 결과 95%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18일(현지시각) 밝혔다. 앞서 화이자는 3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 발표에서는 90%의 예방 효과를 보였다고 밝힌 바 있다.

방역당국은 내년 2분기 이후에는 우리나라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각국은 백신 확보와 함께 이를 안전하게 운반할 수 있는 유통체계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백신의 주요성분은 단백질로 구성돼 있는데 적정 온도를 유지해주지 않으면 변질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일부가 상온에 노출돼 폐기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어느 때보다 백신 운송 체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보관차이, 백신 기술 및 개발 물질 다르기 때문"


현재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10여 개다. 이 중 화이자와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은 메신저 리보핵산(mRNA) 기반이다.

일반적인 백신은 바이러스를 약하게 만들거나 죽인 다음 인체에 주입하는 방식이다. 바이러스의 단백질(항원)이 인체에 들어오면 면역 반응이 일어나고 항체가 형성된다.

메신저 리보핵산 방식은 바이러스 대신에 mRNA를 주입한다. mRNA는 우리 몸에 들어와 코로나19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 단백질에 대해 인체 면역계가 항체를 형성하도록 유도한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같은 mRNA 방식이지만 유통 및 보관 환경에 차이가 난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백신 효과가 유지된다. 일반적인 백신 보관 온도인 영상 2~8도에서는 최대 5일까지만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모더나 백신은 영하 20도만 유지하면 최대 6개월간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영상 2~8도에서는 30일 간 보관할 수 있다고 한다.

이같은 차이는 각 사의 기술과 백신 개발에 사용한 물질의 차이 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대학 교수는 "백신을 만들 때 어떠한 기술이나 물질을 쓰느냐에 따라 안정성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 교수는 "화이자 백신은 이들이 사용한 기술이나 물질로 인해 영하 70도 이하를 유지해야 mRNA가 깨지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이라며 "모더나는 같은 mRNA이지만 다른 물질이나 기술을 사용했을 것이다. 그래서 영하 20도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케임브리지=AP/뉴시스] 미국 생명공학회사 모더나는 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에서 94.5%의 효능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있는 모더나 회사 입구. 2020.11.17.

[케임브리지=AP/뉴시스] 미국 생명공학회사 모더나는 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에서 94.5%의 효능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매사추세츠 케임브리지에 있는 모더나 회사 입구. 2020.11.17.

모더나가 개발 중인 백신도 당초 영하 20도의 저온에서 보관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설 교수는 "처음엔 영하 20도를 보관 온도라고 했는데 테스트를 해보니 냉장 온도도 괜찮다는 결과가 나왔을 수 있다"며 "영하 20도 보관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범용화 되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동네병원 접종 화이자 어렵고 모더나 가능할 듯


방역당국의 예측대로 내년 하반기에 화이자나 모더나의 백신이 수입된다고 하면 어떠한 방식으로 접종이 이뤄지게 될까.

우선 화이자 백신의 경우 동네 병원 등 일선 의료기관에서는 접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의약품 유통 체계상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 시스템은 일반적인 백신 보관 온도인 영상 2~8에 맞춰져 있다. 독감 백신 보관 기준도 영상 2~8도다.

영하 70도의 초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이 수입될 경우 국내 의약품 유통업체의 운송 창고 시설, 의료기관의 보관 장비 등이 모두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화이자 백신이 국내에 도입된다고 하면 추정컨대 인천공항에서 드라이아이스로 초저온을 유지하며 초저온냉동고에 넣어서 잠실체육관 처럼 넓은 장소에 사람들을 오라고해서 맞춰야할 것"이라며 "특정 장소에 초저온 냉동고를 갖춰놓고 미리 예약을 받아 백신 접종을 할 사람들을 불러 모아 접종하는 식으로 가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영하 70도를 유지하는 진짜 콜드체인이 유지돼야 해서 일반 병원에서는 못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보다 보관 및 운송이 용이할 전망이다.

설대우 교수는 "(일선 의료기관 접종도)가능할 것"이라며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을 놓고 보면 모더나는 중증환자에 대한 데이터도 일부 있고, 콜드체인에서도 좀 더 우호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mRNA 방식의 화이자, 모더나 백신과 달리 바이러스 벡터 방식의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나 미국 존슨앤드존슨이 개발 중인 백신 등은 기존 콜드체인으로도 유통이 가능한 만큼 각 제약사들의 3상 임상시험 중간 결과 소식에 일희일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나 존슨앤드존슨이 개발 중인 백신은 일반적인 백신 온도처럼 영상 2~8도에서 보관이 가능하다"며 "냉동 보관이 안 된다고 백신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설대우 교수는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도 '3T 전략(검진Test·역학조사Trace·치료Treat)'으로 잘 관리를 해왔다"라며 "뒤늦게 개발되는 백신이 더 효과가 좋고 안전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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