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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검장들, 집단성명…"秋, 특정사건 문제삼아 총장직 박탈"

등록 2020.11.26 10: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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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고검장 6명, 검찰 내부망에 성명 올려

"직무정지, 신중함·절제 충족했는지 회의적"

"징계사유, 검찰중립 보장과 직결되는 문제"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대검 신년 다짐회'에서 신년사를 낭독하고 있다. 2020.01.0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1월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별관에서 열린 '대검 신년 다짐회'에서 신년사를 낭독하고 있다. 2020.01.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전국 고검장들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직무집행정지 명령에 반발하는 성명을 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장영수 대구고검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최근 검찰 상황에 대한 일선 고검장들의 의견'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장 고검장은 "고검장들은 검찰의 과거 업무에 대한 공과 과를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라며 "시대의 변화에 걸맞게 검찰도 변화해야 한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 개정 법령의 시행을 앞두고 일선 업무에 빈틈이나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누적된 검찰 관련 상황에 대해 아무 의견을 드리지 않는 것이 오히려 공직자로서의 자세가 아니라는 판단하에 고검장들의 공통된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면서 "검찰총장의 임기제도는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 외풍을 차단하고 직무의 독립성 확보를 위한 법률적 장치"라고 전했다.

장 고검장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와 직무집행정지 명령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 행사에서부터 직무집행정지에 이르기까지 많은 논란이 빚어지는 이유는 일련의 조치들이 총장 임기제를 무력화하고 궁극적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한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무부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신중함과 절제가 요구되고, 절차와 방식이 법령에 부합하며 상당성을 갖춰야 한다"며 "최근 몇 달 동안 수차례 발동된 구체적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는 굳이 우리 사법 역사를 비춰 보지 않더라도 횟수와 내용 측면에서 신중함과 절제를 충족했는지 회의적"이라고 덧붙였다.

장 고검장은 추 장관이 특정 사건에 대한 수사를 이유로 이 같은 조치를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표했다.

그는 "일부 감찰 지시 사항의 경우 구체적인 사건에 대한 수사와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진행된다는 논란이 있다"라며 "감찰 지시 사항과 징계 청구 사유가 대부분 불일치한다는 점에서도 절차와 방식, 내용의 적정성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징계 청구의 주된 사유가 검찰총장의 개인적 사안이라기보다는 총장으로서의 직무 수행과 관련된 내용이라는 점에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보장과도 직결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형사사법의 영역인 특정 사건의 수사 등 과정에서 총장의 지휘 감독과 판단 등을 문제 삼아 직책을 박탈하려는 것은 아닌지 깊은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고 얘기했다.

장 고검장은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 강화라는 검찰 개혁의 진정성이 왜곡되거나 폄하되지 않도록 현재 상황과 조치에 대한 냉철하고 객관적인 평가와 판단 재고를 법무부장관께 간곡하게 건의 드린다"며 "일선 고검장들은 앞으로도 검찰 구성원 모두와 함께 국민을 위한 공복으로서 맡은 소임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글을 마쳤다.

이날 성명에서는 장 고검장을 비롯해 조상철 서울고검장, 강남일 대전고검장, 박성진 부산고검장, 구본선 광주고검장, 오인서 수원고검장 등 6명이 참석했다. 전국 고검장급 검사들은 모두 8명이며, 고기영 법무부차관과 조남관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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