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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서울서 외교장관 회담…인적교류·실질협력 확대 공감

등록 2020.11.26 17:4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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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방한 의지 재확인…코로나 안정돼 여건 성숙돼야

왕이, 강경화 中에 초청…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협력

가까운 시일 내 외교차관 전략대화, 인문교류촉진위 개최

한중 "한반도 상황 유동적 평화 프로세스 진전 위해 협력"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0.11.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26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외교부를 방문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0.11.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국현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고위급 및 각급 간 인적 교류를 활성화하고, 문화·경제·환경·역사 등 분야별 실질 협력을 확대키로 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조속히 추진한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양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청사에서 1시간30분가량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후 한남동 외교장관 공관에서 1시30분 동안 오찬 협의를 진행했다. 왕이 부장의 방한은 지난해 12월 이후 1년여 만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양 장관은 양자 관계, 코로나19 대응 협력, 정상 및 고위급 교류, 우호 정서 증진, 실질 협력 등 양자 관계, 한반도 비핵화 등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 문제에 대한 상호 관심사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측이 올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상 및 장관 간 통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을 이어왔고, 신속통로 개설 등 효율적 방역 협력 사례를 만들어 왔으며 경기 침체 상황에서도 양국 간 경제 협력을 원만히 유지하는 등 성과를 거둔 것을 우선 평가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어 "코로나19 장기화 추세 하에서 방역 조치를 유지하면서도 신속통로를 확대한다든지 항공편을 증편한다든지 등 방식을 통한 양국 인적 교류 확대 필요성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왕 위원은 강 장관이 설명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구상에 대해서는 적극 지지 입장을 밝히고, 협력체 추진과 관련해 긴밀히 소통키로 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국가주석의 방한과 관련해선 중국 측이 방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이 당국자는 "양국 간 정상 및 고위급 교류가 한중 관계 발전에 지니는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같이 하고 촉진하기로 했다"며 "양측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돼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 주석 방한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소통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왕 위원은 이날 외교장관회담 이후 취재진과 만나 "지금 양측이 해야 하는 것은 방문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여건이 성숙되자마자 방문은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다만 왕 위원은 '코로나가 끝난 뒤에 방한 가능하냐'고 되묻자 "꼭 코로나가 끝난 뒤라고 볼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완전히 (코로나를) 통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코로나 상황이 안정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는 양측 간 상황 평가가 필요하다. 감염자수가 몇 명이냐고 하는 방역상의 기술적 데이터만 아니라 여러 가지가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회담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1.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회담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1.26. [email protected]

한중은 코로나19와 유동적인 지역·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 3국간 협력이 더욱 긴요함을 재확인하고,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조속한 개최를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일본 정부는 한국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수용 가능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으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3국 정상회의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상태다. 

특히 한중은 각급 대화 채널을 활발히 가동하고, 교류 사업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측은 가까운 시일 내에 한중 외교차관 전략 대화, 한중 인문교류촉진위원회, 한중 해양사무협력대화(국장급)를 개최할 수 있도록 협의키로 했다. 또 왕 위원은 강 장관을 중국으로 초청했고, 강 장관은 사의를 표하면서 양측 간 실무 차원에서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

양 장관은 문화, 경제, 환경, 역사 등 각 분야에서의 교류 및 협력 확대가 양국관계 발전에 긴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면서 분야별로 다양한 협력 사업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양측은 2022년 한중 수교 30주년과 북경올림픽을 앞두고 '한중 문화 교류의 해'(2021~2022년)를 준비하기로 했다. 향후 5년간 경제 협력 청사진을 제시하는 '한중 경제협력 공동계획'(2021~2025년) 채택 노력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강 장관은 판호(중국 내 게임 서비스허가권)는 물론 드라마, 영화 등 문화 콘텐츠 분야 협력 활성화를 위한 중국 측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고, 왕 위원은 계속 소통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로 야기된 한한령(한류 콘텐츠 제한) 논의에 대해선 "사드와 관련해서는 매번 한중간에 협의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한중이 원론적으로 입장을 설명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한령은 2017년 정상 방문 이후 한중간에 제반 교류나 문화 분야 교류는 상당 부분 정상화됐다"며 "일부 제약이 남아 있는 문화 콘텐츠 분야 협력 활성화를 위해 장관이 다시 한 번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2022년 한중 수교 30주년 앞두고, 한중 관계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로드맵 마련을 위한 '한중 관계 미래발전위원회' 출범에 합의하고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또 천인갱(千人坑, 조선인 강제징용자 집단 매장지) 보존 및 기념을 위한 공동 조사를 추진하고, 미세먼지 등 환경 분야 협력도 강화키로 했다.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1.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11.26. [email protected]

양 장관은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선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한반도 프로세스를 진전시킬 수 있도록 양측 간에 긴밀한 소통과 협력 지속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 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한반도 상황이 유동적이다. 북한도 코로나 상황에서 미 행정부 교체를 보면서 상황을 주시하며 관망하는 상태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중국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용의가 있다는 의견이 표했고, 한중 양국 간 각급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는 공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양 장관은 다양한 지역 및 국제 문제에 대한 각측의 평가와 입장을 공유했다. 또 코로나 대응 협력이나 경제 회복, 역내 평화와 안정 유지 등 국제 사회의 노력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지역 및 국제 문제에서도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자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미국이 중국 견제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5G 클린네트워크나 쿼드(Quad) 등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중국은 여러 가지 국제 협력 부분을 어떻게 진작시키느냐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논의라기보다는 전반적인 틀에서 논의였고, 주로 어떻게 협력적인 질서를 만들어갈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지에 대한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양 장관 간에 11번째 회담이고, 코로나19 팬데믹 후 처음 이뤄진 대면 회담에서 양측의 상호 관심 사항에 대해서 폭넓고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했다"며 "양국 장관 간에 긴밀한 소통이야말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내실화, 양국 정상이 합의한 한중 미래 지향적 발전을 추진해 나가는데 있어서 기여할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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