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출신 野 의원들 "검사들 기개" "맞선 상대 알아봐도 사찰인가"

홍준표 "검찰총장이 당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검사도 아냐"

곽상도 "과거 없던 규모 검사들 나서…대통령 의중 밝혀야"

유상범 "검찰 내부 구성원 모두 秋 지적…文, 秋 교체해야"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홍준표 무소속 의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홍준표 무소속 의원,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등 검사 출신 야권 인사들은 27일 검사들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지시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성명을 내고 있는 것을 들어 문재인 대통령과 추 장관을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홍 의원은 '검란(檢亂)'을 촉구하는 듯한 취지의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드라마 '모래시계' 속 검사의 실제 모델로 유명한 홍준표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신들(검찰)의 상징인 검찰총장마저 저렇게 당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는다면 당신들은 검사도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공수처 설치로 2류 수사기관으로 전락하고 수사의 주재자가 수사 대상자로 몰락 했으니 화가 날 만도 하다"며 "눈치 빠른 놈은 아마도 사표 내고 공수처로 갈 것이고 나머지는 미적거리다가 다시 주저앉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검사의 기개가 뭔지는 이 무도한 정권에 보여 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검사 재직 시절 특수통으로 알려진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찰 출신으로서 착잡하다"며 "과거에 볼 수 없었던 규모의 검사들이 상급자부터 하급 초임 검사들까지 일반 직원까지 전부 나서서 법무부 장관에게 이번 사태를 재고해달라고 얘기하고 있는 이런 상황이 됐다. 일어나선 안 되는 상황이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법무부 장관이랑 검찰총장은 전부 문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들"이라며 "그런데 추 장관이 1년 내내 윤석열 총장을 배제하려는 일만 하고 있다가 이번에 이렇게 됐지 않았나. (직무배제 이유로 든) 판사사찰 문건에 관해서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내용도 없는데 먼저 직무배제 조치를 했다는 건 그날 그 시점쯤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어떤 압박이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법무부가 공개한 판사 사찰 문건에 대해서는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은 없는 것 같다"며  "공소유지를 하기 위해 검사들은 판사가 기존에 어떤 판결을 했느냐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대구=뉴시스]국민의힘 곽상도 대구시당위원장이 6일 오전 대구시 수성구 수성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아시아포럼21 제공) 2020.11.06. [email protected]

이어 "판사들이 어떻게 재판을 하는지에 대해 검사들은 좀 알아야 된다"며 "축구 선수들이 몸을 세게 부딪치면 옐로우 카드를 자주 주는 심판이냐 허용해주는 심판이냐에 따라 대응이 달라지지 않나. 종교적인 이유로 군대 안 가는 분들에 대해 재판하는 것도 판사님들에 따라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문 대통령이 참모진에게 "절차대로 하면 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상당기간 수사지시 감찰지시를 직접 다 했는데 저는 이 부분이 직권남용에 해당될 소지가 있다 생각하고 문 대통령을 고소까지 했다"며 "그런데 대통령이 고소된 이후부터 수사, 감찰 지시를 하지 않는다. 우리 지적을 어느 정도 의식하고 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께서는 인사권을 갖고 있다"며 "대통령 의중을 비서실장을 통하든 총리를 통하든 해서 전달해서 논쟁이 빨리 정리돼야 되도록 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강조했다.

검사장 출신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지금 고검장을 비롯한 평검사까지 검찰 내부 구성원들 모두가 추미애 장관의 조치가 위법하다고 지적을 하고 있다"며 "윤석열 총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하자는 이낙연 대표의 제안을 우리가 받아들일 테니 국정조사를 하자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어 "추미애 장관도 같이 하자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이 추미애 장관은 도저히 못 받아들이겠다면 윤석열 총장이라도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오후  화상 의원총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제5회의장에서 유상범 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유 의원은 또 "온 국민들이 지금 추미애 장관이 TV에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고 할 정도로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적어도 추미애 장관을 통해서 차도살인을 해서 본인은 뒤로 물러나고 추 장관으로 하여금 모든 책임을 지우는 자세는 대통령으로서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책임지고 윤석열 총장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것이 맞다"며 "윤석열 총장을 해임하지 않는다면 추미애 장관을 교체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총장의 판사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서도 "세평의 내용이 대부분 재판 성향이 어떻다에 대한 평가"라며 "검사가 중요한 사건을 만난 판사의 재판 성향에 대해 어떤 내용인지 알아보는 것은 맞선 보는데 상대방이 누구냐 그거 알아보는 거랑 똑같다. 그게 사찰인가"라고 주장했다.

지난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국 6개 고등검찰청의 고검장들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최근 검찰 상황에 대한 일선 고검장들의 의견'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올렸다. 그 아래 검사장과 중간간부, 평검사의 단체 성명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전국 일선 청에서 약 30개의 성명서가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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