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에 헌혈증 50장·손편지 전한 익명기부자 '감동'
30~40대 여성, 광양소방서에 10년 모은 헌혈증 전하며 익명 요구
"노고에 감사, 작지만 힘이 되길 바라며 건강하길…" 손편지 '훈훈'
[광양=뉴시스]김석훈 기자 = 40대의 익명기부자가 26일 광양소방서에 놓고 간 손편지와 헌혈증 50장. (사진=광양소방서 제공) 2020.11.27. [email protected]
27일 광양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께 광양시 중마동 광양소방서에 마스크를 착용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찾아와 헌혈증서 50장과 손편지를 전했다.
이 여성은 이름을 묻는 직원들에게 "그냥 익명으로 해달라"며 미소지으며 총총히 사라졌다.
손편지에는 평소 소방관들의 노고와 봉사에 대해서 감사의 마음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편지는 "힘든 시기에 저희 지역을 너무 잘 지켜주시는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작지만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로 시작해 "소방관들과 그 가족들에게 쓰이길 바란다"는 희망을 담았다.
또 미국처럼 우리나라도 소방관 예우가 사회적·경제적으로 격상되길 바란다는 뜻과 건강을 잘 챙기라는 세심한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문장이 이어지는 중간중간 애정과 웃음을 담은 이모티콘도 감동 받은 소방관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헌혈증은 기재 내용상 2012년부터 꾸준히 모아온 것이었다.
광양소방서직원들은 한층 더 추워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익명 기부자의 따뜻한 마음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기쁨과 동시에 눈시울이 촉촉이 젖어 드는 감동이 밀려왔다고 편지를 손에 쥔 당시를 회상했다.
송태현 광양소방서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현시점에 온정을 전해 준 익명의 기부자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기부한 시민의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소중히 쓰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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