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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클린턴 3기' 바라는 이인영…꾸준한 대북 유화 손짓

등록 2020.11.2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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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지원, 연락소, 경협 준비 등 러브콜

'성급하다' '국민 정서 고려해야' 비판도

北 도발 억제 차원…"긍정 메시지 발신 필요"

[파주=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견학지원센터에서 열린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1.04. photo@newsis.com

[파주=뉴시스]사진공동취재단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견학지원센터에서 열린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0.11.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연일 대북 유화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국민들의 대북 정서는 냉랭하고 북한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데도 러브콜은 이어진다.

이 장관은 지난 18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지원을 시사했다가 보수진영으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정부가 백신을 확보하지도 않았는데 대북 지원을 거론하자 너무 성급한 메시지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 장관의 대북 유화 손짓은 계속됐다. 그는 지난 23일 북측이 폭파한 연락사무소를 서울-평양 대표부로 격상시켜 복원하고 개성·신의주·나진·선봉에 연락소 및 무역대표부를 설치하길 소망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삼성·SK·LG·현대 등 4대 그룹과 만난 자리에서는 남북 경협 시대 준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회의에서 이 장관의 대북 메시지를 일제히 공격했다.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인한 국민들의 충격이 가시지 않았는데 대북 지원이나 경협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취지였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통일부-경제계 인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통일부는 삼성전자·SK·LG전자·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경제협력 등 향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모색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통일부-경제계 인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통일부는 삼성전자·SK·LG전자·현대차그룹을 비롯한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경제협력 등 향후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역할을 모색했다. (공동취재사진) 2020.11.23. [email protected]

이 장관은 "저로서는 나름대로 정세 판단 속에서 했던 일"이라며 "11월 말, 12월 초까지 북쪽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발신해서 내년 상반기까지 안정적이고 유연한 모멘텀을 만드는 게 필요하겠다는 판단이 있었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이후 대북 식량·비료 지원 의사를 밝혔다. 그는 1984년 홍수 때 북한이 우리 이재민에게 구호품을 보낸 것을 언급했다. 이어 지난 27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식량과 비료를 적지 않은 규모로 적정한 때 협력할 용의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 1월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기도 전에 북한이 도발해 북미관계가 얼어붙고 대화 분위기가 깨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최근 이 장관의 잇단 대북 메시지는 이를 막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을 비롯한 1백여 장의 사진을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0.10.11.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을 비롯한 1백여 장의 사진을 인터넷판에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email protected]

앞서 이 장관은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정권이 창출되면 '오바마 2기'보다는 '클린턴 3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차기 정부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처럼 '전략적 인내'를 표방하며 북핵 문제 해결에 손놓지 말고, 북미간 적대관계 청산에 합의한 빌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계승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접근은 결국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 현재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북한이 과거 미국 신 행정부 출범 때처럼 무력 도발에 나서면 제재 등으로 압박하는 강경한 정책으로 선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 해외 공관에 미국을 자극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일단 신중한 모습이다. 대북 메시지에 대한 반응도, 도발 조짐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북한의 셈법은 내년 1월 당 대회에서 대미·대남 전략이 공개돼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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