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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D-1, 코로나 불안감 여전…"가림막으로 해결될까"

등록 2020.12.02 14: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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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보건소 연장 운영 등 비상근무 체제

격리 대상 수험생 위한 별도 시험장 마련

수험생들 "대책없이 시험…우린 실험쥐냐"

학부모들도 우려…"시험 전후 아무일 없길"

문재인 "K-방역 우수성 더욱 빛나게 될 것"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고사 예비소집일인 2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부광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 배치표를 보고 있다. 2020.12.02. jc4321@newsis.com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고사 예비소집일인 2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부광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장 배치표를 보고 있다. 2020.12.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특별 방역 기간 운영' 등 사전 예방에 나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일부 수험생 및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안전을 위해 수능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고 있다.

2일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3일로 예정된 수능을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 각 지역 보건소를 이날 오후 10시까지 연장 운영하는 등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한다.

정부는 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수험생이 시험을 볼 수 있는 병원과 생활치료센터 병상 172개를 확보하고, 자가격리 대상인 수험생도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총 38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별도 시험장 784개실을 전국에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고 새벽에 양성 판정을 받아도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며 "감염병전담병원 등은 24시간 운영되는 만큼 수험생들이 시험장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도 바로 시험을 치를 수 있다"고 했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수능을 예정대로 치르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며 수능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연일 400명을 웃도는 상황에서 수백명이 한 공간에 모여 시험을 보게 되면, 수능 이후 코로나19가 지금보다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자신을 수험생이라고 밝힌 한 학생은 "친구가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해서 검사를 권유했지만 통하지 않는다. 누가 수능을 앞두고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러 가고 싶겠느냐"며 "이런 수험생들이 분명 한 두명이 아닐 텐데, 이번 수능은 무조건 미뤄야 한다"고 했다.

다른 학생은 "정부 지침대로 방역수칙 다 지키고 집 밖으로 잠깐 산책하러 나가는 것도 조심했는데, 핼러윈 때도 별다른 제재 없이 그냥 있다가 이후 확진자 수가 급증하니까 뒤늦게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면서 수능은 그대로 강행하는 것이냐"며 "제대로 된 대책도 안 알려주면서 시험을 치르라고 하는데 수험생들이 무슨 실험쥐냐"고 토로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2일 서울의료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확진 수험생들이 수능에 사용한 책상을 만들고 있다. 2020.12.02.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하루 앞둔 2일 서울의료원에서 병원 관계자들이 확진 수험생들이 수능에 사용한 책상을 만들고 있다. 2020.12.02. [email protected]

일부 학부모들 역시 3일 수능을 앞두고 수험생들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자신을 수험생을 둔 학부모라고 밝힌 한 회원은 맘카페에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제 아이가 수능시험을 친다"며 "이번 주말이 고비라고 하는데, 제발 외출은 최대한 자제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이어 "제 아이는 정시로 대학을 가려고 하는데 정시로 응시하는 아이들에게는 수능일이 목숨같은 하루"라며 "수능 성적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 시기에는 수능이 인생의 전부"라고 덧붙였다.

다른 학부모는 "수능성적이 살다보면 큰 의미는 없지만 당시에는 그게 전부였다"며 "올해는 고3 학생들에게 안타까운 점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시험 보는 날까지, 시험을 본 이후에도 아무 일 없길 바란다"고 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수능 연기를 요구하는 게시물들이 다수 올라와 있는 상황이다.

한 작성자는 '수험생들의 안전과 입시, 무엇이 더 중요한가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을 통해 "12월3일 수능을 앞두고 급증하는 확진자 관련 뉴스를 보면서 고심 끝에 청원을 올리기로 결심했다"며 "사흘 연속 하루 500여명의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서 수능을 본다는 것은 코로나19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 아닐지 우려가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 수능 방역 대책으로 나온 가림막 설치, 점심시간 환기, 자가격리 및 별도 시험장 마련 등은 사실상 큰 실효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보여주기식 방역 대책이 아닌, 정말 수험생들의 안전을 위하는 방역 대책이 시급하다"고 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흘 앞으로 다가온 수능 시험을 안전하게 치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선진국들 대부분이 코로나 방역 상황 때문에 전국 단위의 국가 시험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는데, 이처럼 어려운 시기에 우리가 자가 격리자와 확진자까지 예외 없이 무사하고 안전하게 수능을 치러낸다면 K-방역의 우수성이 더욱 빛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1학년도 수능은 3일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6개 시험지구에서 치러진다. 올해 수능 지원자는 49만3433명으로 지난해 지원자 54만8734명보다 5만5301명(10.1%)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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