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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서 잇단 러브콜…ADC 항암제 뭐길래

등록 2020.12.04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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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폭탄 실어나르는 비행기

레고켐·ABL·앱티스 등 개발

글로벌 제약사도 기술확보 경쟁

전 세계서 잇단 러브콜…ADC 항암제 뭐길래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국내외를 불문하고 잇달아 ADC(항체-약물 복합체) 신약에 러브콜이 이어지며 ADC 항암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4일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올해에만 4개의 ADC 관련 기술이전을 성사시켰다.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가장 많은 기술 수출이다. 합산 계약 규모는 총 1조5000억원이다.

올해 4~5월 연이어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에 ADC 기술 관련 총 7700억원 상당의 수출 계약을 이뤘다. 4월엔 레고켐의 ADC 링커를 3개 타깃에 적용하는 플랫폼 기술을, 5월엔 ADC 항암 후보물질 ‘LCB73’을 이전했다. 10월에는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 개발한 ADC 항암 후보물질 ‘LCB71’을 중국 시스톤 파마수티컬스에 최대 4099억원 규모로 수출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2일은 ADC 항암제 후보물질 ‘LCB67’을 최대 3255억원에 미국 픽시스 온콜로지에 이전했다.

단일 후보물질로는 최대 금액의 거래가 ADC에서 나오기도 했다. 작년 3월 영국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본 다이이찌산쿄는 단일 신약 중 역대 가장 높은 총 69억 달러(약 8조원)에 ADC 공동 개발 계약을 맺었다. 그해 12월 이 제품은 HER2 양성 환자의 3차 유방암 치료제로 미국에서 허가(제품명 엔허투)받았다.

또 미국 길리어드사이언스는 지난 9월 ADC 기술을 보유한 이뮤노메딕스를 210억 달러(약 23조74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머크는 시애틀제네틱스와 42억 달러(약 5조원) 규모의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ADC는 항체의약품과 1세대 세포독성 약물 두 가지를 링커로 연결해서 암세포를 공격하는 기술이다. 강력한 치료효과를 가져 ‘약물 폭탄을 실어나르는 비행기’로도 표현된다. ADC는 ▲항체 ▲약물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링커(Linker) 3가지로 구성돼 있다.

ADC의 관건은 항체와 약물 모두 표적을 향해 날아가서 꽂히는 링커 기술이 핵심이다. 링커가 너무 단단히 붙어있으면 혈액 내에선 안정되지만 세포 내로 들어가면 잘 끊어지지 않아 약효가 떨어진다. 반면 쉽게 끊어지면 세포 내로 들어갔을 때 효과가 좋지만 혈액에서 끊어지면 부작용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높은 독성과 그로 인한 좁은 치료 영역이 ADC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하지만 단점을 극복한 차세대 ADC의 등장으로 다시 항암제의 트렌드로 제시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콘주올(ConjuAll)이라는 자체 ADC 플랫폼 기술 개발로 1세대 ADC 한계를 극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콘주올은 특정 부위에만 링커와 톡신이 결합할 수 있도록 한다. 또 특정 항원에서 둘 사이의 연결을 끊어 약물이 원하는 곳에서만 방출되도록 만드는 링커 기술이다. 혈중 안정성이 확보된 링커는 독성물질을 암세포까지 안전하게 전달한다.

이 플랫폼을 토대로 10여개 ADC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다. 이 중 중국 복성제약이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1상 중인 LCB14의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서 있다.

레고켐 외에도 국내에선 에이비엘바이오가 자체 개발한 이중항체 플랫폼에 ADC를 접목하기 위해 레고켐과 공동 연구 중이다. ADC 혈액암 및 고형암 후보물질 'ABL202'와 'ALB203'를 개발하고 있다.

앱티스 역시 독자 개발한 링커 플랫폼 기술 ‘앱클릭’을 보유한다. 앱클릭은 항체에 변이 과정 없이 약물을 공유·결합하는 기술이다. 돌연변이를 만들 필요 없이 시판 항체의 특정 위치에 약물을 붙일 수 있어 제조 효율이 높고 품질관리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셀트리온도 지난해 캐나다의 아이프로젠 바이오텍과 ‘ADC 신약 물질 공동개발 계약’을 채결했다.

하나금융투자 선민정 연구원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러브콜을 받으며 ADC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고 평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재경 연구원은 “작년은 ADC에 새로운 전환점이 된 해였다”며 “FDA 허가를 받은 8개의 ADC 중 3개(패드세브, 폴라비, 엔허투)가 허가를 받아 그 흐름이 올해까지 이어진다. ADC의 치료 적응증 확대와 면역관문 억제제와의 병용을 통한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ADC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약 26억 달러(약 2조94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2026년에는 171억 달러(약 19조3200억원)까지 급성장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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