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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시대 성큼]'승부사' 정의선 회장, 코로나19 속 사재털어 조단위 투자

등록 2020.12.13 0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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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 다이내믹스 8억8000만 달러에 인수…2억2000만 달러는 사재

"현대차그룹 미래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

[서울=뉴시스]현대자동차그룹은 14일 화상 이사회를 열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0.10.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현대자동차그룹은 14일 화상 이사회를 열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임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2020.10.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정상급 기술력을 가진 미국의 로봇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1조원 규모에 인수키로 한 가운데 수천억원의 사재를 투입해 미래로봇사업에 조 단위 투자를 한 정의선 회장의 공격적 투자에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현대차그룹은 11억 달러 가치의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에 대한 지배 지분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8억8000만 달러),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분 20%를 보유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의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는 계약 체결을 비롯해 이후 한국, 미국 등 관련 정부 부처의 승인 절차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으로 최종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최종 지분율은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0%, 현대글로비스 10%, 정의선 회장 20%로, 정 회장이 2억2000만 달러(약 2400억원) 규모의 가까이 사재를 투입했다.

이번 투자는 현대차그룹이 올해 초 세계적 자율주행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앱티브사와 총 40억 달러 가치의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갖는 방식으로 올해 설립한 합작법인 모셔널 투자에 이어 최대 규모다.

경영권 인수 사례로 보면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와도 비견될 규모다. 현대차는 1998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기아차를 약 1조2000억원에 인수, 2000년 자동차 전문 그룹인 현대자동차그룹 출범과 함께 기아차를 성공적으로 회생시켰다. 글로벌 차 업계에 큰 이슈였던 현대차의 기아차 인수 이후 현대차와 기아차는 세계 5위의 자동차 그룹으로 성장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10월 타운홀 미팅에서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이번에 인수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2년 대학 내 벤처로 시작해 2013년 구글, 2017년 소프트뱅크그룹에 인수됐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지능형 로봇 개발 전문 업체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보행 로봇 스팟, 아틀라스를 비롯해 물류 로봇 픽 등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개발하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2족 보행이 가능한 아틀라스를 선보이고, 지난해 공중제비 같은 고난도 동작까지 소화하는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체계적인 로봇 연구 시스템, 로봇 분야의 세계적인 우수 개발 인력 및 노하우 등이 현대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탁월한 기존 글로벌 사업 역량과 결합해 시너지가 극대화되고, 나아가 첨단 기술 선도 업체로의 브랜드 이미지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계기로 한 로봇 사업 진출 본격화는 정의선 회장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인류의 자유롭고 안전한 이동의 가치 실현과도 맥락을 같이 한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 10월 취임 메시지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와 이동의 제한으로 일상생활의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며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고, 그 결실들을 전 세계 모든 고객들과 나누면서 사랑받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언급했다.

정 회장은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사업 등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올 초 현대차는 'CES 2020'에서 우버와 함께 UAM 사업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CES에서 실물크기의 개인용 비행체 콘셉트를 최초 공개했다.

파트너십 체결로 현대차는 개인용 비행체를 개발하고, 우버는 항공 승차 공유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들에게 도심 항공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양사는 개인용 비행체의 이착륙장(Skyport) 콘셉트 개발을 위해 협력한다.

특히 CES 2020 미디어 행사에서 현대차는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모빌리티)-Hub(모빌리티 환승 거점)를 중심으로 인간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공개하고 앞으로 인류가 경험할 혁신적 이동성과 이에 기반한 미래도시의 변화를 제시해 호평을 받았다.

정의선 회장은 완전자율주행 기술 강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와 비전 제시로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대표되는 시장 격변기에 정면 승부를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완전 자율주행 기술과 현대차그룹의 완성차 양산 기반을 결합하기 위해 올해 3월 세계 톱티어 기술력을 보유한 '앱티브'와 합작, 자율주행 모빌리티 기업 '모셔널'을 설립했다. 모셔널은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레벨 4(미국자동차공학회 SAE 기준)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2022년에는 로보택시 및 모빌리티 사업자에게 자율주행 시스템과 지원 기술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고성능 레이더 전문 개발 미국 스타트업 '메타웨이브' ▲이스라엘의 라이다 전문 개발 스타트업 '옵시스'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 '그랩' ▲미국과 호주의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 '미고', '카넥스트도어' 등 다양한 업체와 전략투자 및 협업을 전개하며 자율주행, 라스트마일, 인공지능(AI), 모빌리티 서비스 등에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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