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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투협이 안 보인다

등록 2020.12.16 15: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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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투협이 안 보인다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연일 국내주식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코스피 3000이 다가왔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증권사들도 잇따라 리포트를 통해 코스피가 3000포인트를 돌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르면 내년초 코스피 3000시대가 개막될 전망이다.

코스피 3000을 기대하고 있는 배경은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3월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확산됐을 당시 코스피는 1439까지 내려갔다. 하루 동안 8.4% 급락하며 그간 시장이 경험하기 힘들었던 충격적인 장세도 연출됐다. 하지만 2개월 반만에 코스피 2000을 회복했고, 이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해 종가 기준으로 277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증시 회복에는 정부가 큰 몫을 했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로 증시의 급락이 나타나자 가장 먼저 공매도를 금지 시켰다. 그간 국내에서는 바이오주에 대한 외국인들의 공매도가 많았다. 공매도 금지로 바이오주의 하락이 약해졌고, 여기에 일명 K방역과 K바이오가 세계에서 각광 받으면서 바이오주의 강한 랠리가 펼쳐졌다.

이와 함께 시중에 자금을 풀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도 주효했다. 이후 '동학개미' 신드롬이 일며 개인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주식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전 세계 어디보다 빠르게 회복했다. 증시의 대기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65조원을 기록했던 것이 이에 대한 반증이다.

즉, 코스피 3000시대의 주인공은 정부와 동학개미인 셈이다. 정부가 수급 불균형을 없애며 판을 깔아줬고,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매수하면서 증시의 바닥을 받치고 밀어올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코스피 3000을 언급한 것 역시 개인투자자들의 활약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증권업계를 선도하고 대변해야 하는 금융투자협회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그간 금투협은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비전을 제시해왔다. 대표적으로 모험자본 공급을 위한 초대형 IB(투자은행)와 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증권거래세 인하였다.

반면 현재 금투협은 투자자를 위해 무얼 하고 있는지 알수가 없다. 또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 이후 투자자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협회차원에서의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정부에서 재정 안정을 위해 대주주 양도세 범위를 확대하려 할때 이를 막은 것은 금투협이 아니라 '동학개미'였다. 개인투자자들은 국민청원 등을 통해 강력하게 반발했고 결국 대통령까지 나서 규제 강화를 유예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금투협은 그제서야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일각에선 나재철 금투협 회장이 대신증권에서 라임펀드를 판매했던 이력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무정지'의 중징계받으면서 리더십을 잃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업계와 자산운용업계의 리더이다. 주가 3000 시대에 걸맞은 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시장을 선도해야 한다. 특히 협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 지수 3000시대를 맞아 변동성이 매우 커질수 있기 때문이다. 협회가 지금부터라도 자본시장의 신뢰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길 기대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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