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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결산 ⑤자동차]코로나19에 대격변기…전동화·구조조정 가속화

등록 2020.12.17 0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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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국내 자동차산업은 올해 전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느때보다 치열한 격동기를 겪었다.

연초 중국산 부품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며 연쇄적 셧다운이 발생한데 이어 미국·유럽에서 속속 락다운이 진행되며 물량 조절을 위한 생산 중단이 이어졌다. 미국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보호무역기조와 자국우선주의 역시 수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11월 국내 완성차업계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9% 감소한 171만4702대에 그쳤다.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수출 절벽에 대응하기 위해 고부가가치가 높은 대형·고가 차량에 집중했고, 수출액 감소폭은 13.9% 수준으로 나타났다.

반면 개별소비세법 인하 등 내수 진작을 위한 노력으로 국내시장에서는 자동차 판매가 최대의 호황을 이어갔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1~11월 국내 완성차업계의 내수시장 판매량은 147만797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1% 증가세를 나타냈다. 

완성차업계는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160만대 판매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완성차 5개사가 내수시장에서 160만대 판매를 넘긴 것은 주5일제 시행과 월드컵 붐 등으로 레저용 차량 붐이 일었던 2002년 이후 18년만에 처음이다.

내수시장 수입차 판매 역시 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11월 국내시장 수입차 누적판매량은 24만344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13.4%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24만4780대)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연말특수를 감안하면 수입차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던 2018년(26만705대) 기록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협회에 가입돼있지 않은 테슬라가 올해 1~11월 판매한 1만1601대의 차량을 포함하면 역대 최다판매는 확실시된다.

코로나19는 내연기관차 종식과 전기차시대의 도래, 산업 구조조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도 시장이 큰 타격이 발생하며 쌍용차의 대주주 마힌드라가 사실상 대주주 지위를 포기했다. 닛산 역시 경영난에 시달린 끝에 구조조정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한국시장에서 철수했다.

세계각국이 코로나19로 인한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부양책으로 친환경·전기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전동화 경쟁에 불이 붙었다.

특히 무인생산, 전동화, 탄소배출권 판매 등 코로나시대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테슬라는 날개달린 듯 성장했다. 올해 테슬라 주가는 660% 이상 상승했다. CNBC보도에 따르면 테슬라의 시가 총액은 폭스바겐, 토요타, 닛산, 현대,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혼다, 피아트 크라이슬러, 푸조 등 9대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시총 합산액보다 더 많다.

내연기관 중심이던 세계 완성차 업체들은 물론 국내 완성차 1위 현대차그룹도 전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내연기관차를 개조해 만든 기존 플랫폼과 달리 차량 하단에 배터리팩을 넓게 배치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도입한 전기차'아이오닉'을 내년 출시, 테슬라에 도전장을 던졌다. 현대차그룹은 2040년까지 세계 주요시장에 출시하는 전 차량을 전기차·수소차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내연기관에 집중하던 업체들의 고통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동차로 산업 패러다임이 이동하면 엔진, 연료탱크, 구동전달상당수 부품이 불필요해진다. 내연기관차에는 보통 3만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반면 전기차는 1만9000개로 약 37% 줄어든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 중 양산 단계까지 친환경차 전환을 이루고 수익이 발생하는 회사는 전체의 17.8%에 불과해, 내연기관 중심의 부품 생태계 붕괴가 우려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부터 이뤄져오던 미래차 시대로의 변화가 코로나로 더욱 빨라졌고, 자동차산업은 이로 인해 큰 도전에 직면했다"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완성차·부품업체들은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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