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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전쟁]④코로나 지배 1년…경제 V자 회복 가능한가

등록 2021.01.04 05:00:00수정 2021.01.04 06:4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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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 줄줄이 백신 접종 돌입

거시 지표 낙관적…IMF, 올해 세계 성장률 5.2% 전망

파우치 소장, 가을 일상 복귀 전망…실업 사태는 지속

[뉴욕=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풍경. 2020.12.29.

[뉴욕=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풍경. 2020.12.29.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중국 우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최초 보고된 이후 1년이 넘게 지났다. 그간 세계는 인구 상당수가 집에 발이 묶인 채 활동을 하지 못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지나왔다.

지난달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이 백신 접종에 돌입한 가운데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지 주목된다.

성장률 큰 폭 반등 전망…월가, 'V자형' 회복 예상도

주요 기관의 2021년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는 대체로 낙관적이다. 거시 지표 측면에서 회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경제 성장률이 지난해 -4.4%에 머물고 올해 5.2%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시한 올해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는 4.2%다.

월가는 'V자형' 회복을 예상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올해 전망치는 각각 6.4%, 6.0%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제가 봄철의 락다운(봉쇄)으로부터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빠르게 반등했듯이, 백신이 이용 가능하게 돼서 유럽 락다운이 끝나면 현재의 약세가 더 강력한 성장에 자리를 내주리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경제 성장 견인은 중국이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중국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8.2% 늘어나리라고 봤다. 현실화한다면 2011년 9.3% 이후 최고치다. 금융기관들은 9% 전후를 예상하고 있다. 중국중앙(CC)TV의 영어 채널 CGTN은 모건스탠리가 올해와 내년 중국 성장률을 각각 9.0%, 5.4%로 제시했다고 전했다.

CNBC에 따르면 네드데이비스리서치의 수석 국제 경제학자인 알레한드라 그린달은 "세계 경제를 총체적으로 볼 때 중국이 꽤 큰 역할을 한다. 2019년을 보면 글로벌 성장의 유일한 기여자, 적어도 주요한 기여자"라고 밝혔다. 반면 유럽, 영국, 일본은 "정말 급격한 더블딥(이중 경기침체) 위험"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하치우스도 "중국의 생산은 이미 팬데믹(전 세계적인 유행병) 전 수준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베이징=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2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쇼핑몰을 찾은 사람들. 2020.12.29.

[베이징=AP/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26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의 쇼핑몰을 찾은 사람들. 2020.12.29.

각국 1경4300조원 돈 풀기…자산시장으로 몰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필두로 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비둘기파(통화완화) 기조는 몇년 간 지속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중앙은행(BOE) 등이 2025년에야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리라고 예상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내리고 무제한 돈풀기를 선언했다.

세계 각국은 경기 부양에 돈을 쏟아부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19년 전 세계 코로나 대응 재정 지출과 금융지원은 12조달러 정도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지난달 의회를 통과한 미국의 9000억달러 규모 5차 경기부양법안과 일본의 추가 부양책을 단순 합산하면 13조 달러(약 1경4300조원) 규모로 증가한다.

늘어난 유동성이 주식시장 등 자산시장으로 몰려 실물경제와 자산시장 간 괴리현상이 지속할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수도 없이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美 경제 낙관 전망도…"수요 아닌 공급 문제"

세계 경제의 중심은 미국을 두고는 낙관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의 경기 충격이 수요가 아닌 공급 문제란 점에서 올해 경제가 생각보다 긍정적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해 미국, 유럽 등 각국은 지난해 연말 경제 활동 제한을 강화했다. WSJ은 이러한 규제가 소비 지출을 억제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IHS 마킷은 개인소비가 급여, 정부 지급액, 재산, 세금 등을 바탕으로 한 펀더멘털 보다 7% 낮은 수준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추정했다. 금융위기인 2007~2009년 경기침체 당시에는 펀더멘털 수준에 가깝거나 이를 상회했다.

주정부도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고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주·지방 정부에서 우리가 걱정했던 정말 심각한 대규모 예산 부족과 삭감 사태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미주정부예산담당관협회(NASBO)에 따르면 주 정부들은 2020년 6월로 종료하는 회계연도 세수가 기존 예산안 대비 11%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예상보다는 덜 심각한 수치다. 비교적 세금을 적게 내는 저임금 근로자에게 코로나19 타격이 치중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어크=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어크에 있는 크리스티애나 병원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개 접종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2차 접종을 기다리겠다"라며 "백신을 맞았지만,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조치는 계속돼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접종 모습은 TV로 생중계됐다. 2020.12.22.

[뉴어크=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21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뉴어크에 있는 크리스티애나 병원에서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개 접종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2차 접종을 기다리겠다"라며 "백신을 맞았지만,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조치는 계속돼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접종 모습은 TV로 생중계됐다. 2020.12.22.

소비 제약 풀 백신, 진행 상황은?

소비가 활발해질 정도로 제한이 풀리려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접종이 신속하게 진행돼야 하며, 영국에서 발견된 변이 코로나19에도 백신이 효과를 내야 한다. 전문가들은 일단 변이 바이러스가 백신을 무력화하지는 않으리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미국은 지난달 14일 의료진 등 우선 대상자들에게 접종을 시작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성명에서 "최근의 백신 소식은 매우 긍정적"이라면서도 "백신 배포와 생산, 시기에 관해 중대한 도전과 불확실성이 남았다"라고 말했다.

미국 보건당국은 애초 지난해 연말까지 2000만명에게 접종을 완료하겠다고 밝혔지만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백악관 백신 개발 프로젝트 '초고속 작전'의 몬세프 슬라위 최고책임자는 지난달 30일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접종자 수) 수치가 낮다는 데 동의한다"고 인정했다.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9시 기준 279만4588명이 1차 접종을 받았다. 하루 평균 약 17만명이 접종받은 셈이다. 미국에서 현재 접종 중인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은 두번 맞아야 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장은 미국 인구의 70%가 접종을 받았다는 전제로 가을이면 마스크 착용 등 지침을 철회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대량 실업 사태 여전…코로나 전의 4배

주요한 부담 요인은 실직자들의 경제난이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팬데믹 직전인 2월 대비 980만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로 종료한 주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다우존스 전망치(82만8000건)보다는 적었지만 78만7000건이었다. 주·지방 정부가 코로나19 급증을 막기 위해 새로운 제한을 가하면서 9월 이후 최다 수준까지 올랐다가 다시 감소했지만, 여전히 코로나19 전보다 4배 큰 규모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사라진 일자리의 60%는 바이러스 민감 업종이며, 이 중 대부분은 백신 접종 진행에 따라 다시 돌아올 것으로 추정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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