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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이석문 제주교육감 “국제학교, 확대보다 질적 관리해야”

등록 2020.12.29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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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원율 100% 채우는 게 먼저”…IB학교 지원도 강조

새해 코로나19 대응 총력…“포스트코로나 교육 확대”

[제주=뉴시스] 인터뷰하는 이석문 제주교육감. (사진=제주도교육청 제공)

[제주=뉴시스] 인터뷰하는 이석문 제주교육감. (사진=제주도교육청 제공)


[제주=뉴시스] 양영전 기자 =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이 제주 국제학교와 관련해 양적 확대보다 질적 관리가 더 중요하다며 신규 유치에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 신년을 앞두고 뉴시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국적으로 한 해 태어나는 신생아가 30만명이 안 된다. 해외 유학은 70% 정도 줄어든 상황이다”며 “이런 조건 등을 종합했을 때 지금도 (국제학교) 정원의 5분의 1을 못 채운 상황”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질적 관리가 더 중요하다. 만약 질적 관리가 안 됐을 때 (국제학교가) 대형학원만도 못 할 수도 있다”며 “질적 관리와 함께 현재 80%밖에 안 되는 충원율을 90%, 95%, 100% 이상 채우는 것에 대한 논의가 중점이 되는 게 맞지 양적 확대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이 교육감과 일문일답.

-임기 반환점을 돌아 새해를 맞는다. 소감은.

“2기를 시작하며 ‘아이 한 명, 한 명이 존중받는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한 혁신을 추진하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를 맞았다. 모두가 처음 가는 길이어서 과정마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모두의 협력과 연대로 방역과 교육을 잘 실현할 수 있었다. 교육 혁신을 통해 새해의 희망을 더 크게 키우겠다.”

-올해 만족했던 정책과 아쉬웠던 정책을 한 개씩 꼽는다면.

[제주=뉴시스] 인터뷰하는 이석문 제주교육감. (사진=제주도교육청 제공)

[제주=뉴시스] 인터뷰하는 이석문 제주교육감. (사진=제주도교육청 제공)

“만족한 건,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안전하게 잘 치른 것이다. 시험 이후 3주가 지났지만,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전국에서는 최초로 교육청 단위로 학생 1인당 30만원씩을 지원하는 ‘제주교육희망지원금’도 지급했다. 아쉬운 건, 수능 이후 학교에서 학생 확진자가 나온 것이다. 과대학교, 과밀학급 등의 코로나19 대응 환경을 안정적으로 만들지 못한 것도 아쉽다.”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초·중·고등학교 4곳(토산초·표선초·표선중·표선고)에 국제 공인평가·교육과정인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인터내셔널 바칼로레아)’가 도입된다. 구체적인 준비 계획과 향후 전망은.

“IB후보학교인 표선고가 2022년 1월께 인증학교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표선고에서는 2021년에 입학하는 신입생이 2학년이 되는 2022년부터 IB교육을 실시하게 된다. IB인증학교가 되기 위해선 IB본부가 요구하는 교원 연수와 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 그에 맞는 절차가 이뤄지고 있고, 2021년에도 교원 연수 등이 활발히 진행될 것이다. 학교를 충실히 지원하면서 IB가 안정적으로 초-중-고로 연결되도록 할 것이다.”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국제학교에 대한 제주도교육청의 지도·감독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면서 현재 조례 제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제주도교육청 차원의 대응 방안이 있다면.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선 지도·감독권을 규정한 ‘제주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본다. 향후 특별법 제도개선안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상위법을 개정해야 조례도 실질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사안이 있을 때마다 국제학교와 제인스, JDC와 소통하며 풀어야 할 상황이다. 교육기관으로서 국제학교가 공공적 책무를 다하길 바란다.”

-2018년 전국 최초로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했는데, 현재 제주도와의 예산 갈등으로 최악의 경우 전국에서 유일하게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지 못할 수도 있는 웃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제주도와 어떻게 협의하고 있나.

[제주=뉴시스] 인터뷰하는 이석문 제주교육감. (사진=제주도교육청 제공)

[제주=뉴시스] 인터뷰하는 이석문 제주교육감. (사진=제주도교육청 제공)

“고교 무상교육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근거한 부담금이다. 제주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이기도 하다. 세수 상황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니지만, 예산 편성에서 왜 무상교육이 뒷전이어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합리적 해결을 위해 도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고, 도의회도 중재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제주도의회에 ‘서귀포시 도시우회도로 개설사업’에 대한 숙의형 공론조사를 제안했다. 사업 주체인 서귀포시는 이미 확정된 사업이라 곤란하다는 입장인데, 어떻게 보고 있나.

“서귀포시 입장은 존중한다. 하지만 교육 및 미래 관점에서 볼 때 도시우회도로 개설 사업은 재고돼야 한다. 도시우회도로 예정지는 서귀포시의 교육 벨트다. 동시에 시민들과 아이들이 쉬고 즐기는 녹지 공간이다. 이 공간을 더욱 보존하고 키우는 것이 서귀포시의 가치와 시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당장의 경제성·효율성보다 시민들과 아이들이 함께 누릴 미래 가치를 주목해주기 바란다.”

-새해 역점 추진사항은.

“백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코로나19 비상 상황 대응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코로나19로부터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데 지원을 늘리겠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맞춰 미래형 소프트웨어 및 AI교육, 독서 교육, 생태 환경 교육, 놀이 교육을 본격 확대하겠다. 수능 출제 경향에 맞춘 한 개의 정답만을 요구하는 평가와 수업으로는 미래를 대비할 수 없다. IB교육 프로그램을 확대·안착하면서 ‘한 개의 질문에 백 개의 생각을 존중하는 교육’으로 혁신하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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