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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중고' 속 예상대로 경제 실패 자인한 김정은…타개책 주목

등록 2021.01.06 09: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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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8차 당대회 개회사서 경제 실패 발언

"내세웠던 목표, 거의 모든 부문 엄청나게 미달"

유엔 대북제재로 인한 수출 급감 등 경제난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발표 주목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5일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사업총화 보고를 했다고 노동신문이 6일 보도했다. 2021.01.06. (사진=노동신문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5일 열린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사업총화 보고를 했다고 노동신문이 6일 보도했다. 2021.01.06. (사진=노동신문 캡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일 개최된 노동당 8차 대회 첫날부터 경제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 남은 대회 일정 중에 김 위원장이 경제난을 극복하기 위한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개회사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 기간이 지난해까지 끝났지만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밝혔다.

그는 "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고 주체의 역할을 높여 모든 문제를 풀어나가는 원칙으로부터 이번 당대회에서는 총결기간 얻은 경험과 교훈, 범한 오류를 전면적으로 깊이 있게 분석총화하고 그에 기초해 우리가 할 수 있고 반드시 해야 할 과학적인 투쟁목표와 투쟁과업을 확정하자고 한다"고 방침을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는 피땀으로 쟁취한 승리와 성과들은 더욱 장려하고 확대 발전시키며 아픈 교훈들은 되풀이되지 않도록 예방해야 한다"며 "특히 그대로 방치해두면 더 큰 장애로, 걸림돌로 되는 결함들을 대담하게 인정하고 다시는 그러한 폐단이 반복되지 않게 단호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당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보고에서는 금속·화학·전력·석탄·기계·채취 공업을 비롯한 인민경제 기간공업 부문 실태를 분석하고 발전을 위한 과업들을 제시했다. 구체적인 과업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같은 내부 평가는 예견됐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8월 제7기 제6차 당 전원회의에서도 경제 실패를 인정한 바 있다. 북한은 2016년 제7차 당대회에서 결정했던 국가경제계획의 실패를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제8차 당대회를 개최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열렸다고 6일 보도했다. 8차 대회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 2021.01.06. (사진=노동신문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열렸다고 6일 보도했다. 8차 대회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 2021.01.06. (사진=노동신문 캡쳐) [email protected]

북한 경제 상황은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수해, 코로나 영향 등 이른바 '3중고' 속에 악화되고 있다.

유엔 대북 경제 제재는 2017년부터 북한의 수출 차단과 외화 확보 제한을 목표로 설계됐다. 이후 북한 경제 상황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한국은행 추계에 따르면 북한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17년에 -3.5%, 2018년 -4.1%였다. 2019년에는 하락세가 멈추고 GDP 성장률 0.4%를 기록해 소폭 증가세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대중국 수출액은 2016년 약 26.3억 달러에서 2017년 약 16.5억 달러로, 2018년은 약 2억 달러로 급감했다.

북한은 2018년 4월 당중앙위원회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경제·핵무력 병진노선을 '경제총력 집중노선'으로 변경하면서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한다고 밝혔지만 경제 제재를 완화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물난리로 피해가 컸다. 이에 따라 현재 북한 경제는 2012년 김정은 위원장 등장 이래 가장 어려운 상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당대회에서 경제난 타개를 위한 정책이 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현재 김 위원장이 직면한 최대 난제는 경제난이고 인민들의 믿음과 기대에 반드시 보답하는 길이 인민생활 향상이기 때문에 경제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새롭게 제시할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내용이 가장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열렸다고 6일 보도했다. 8차 대회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 2021.01.06. (사진=노동신문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열렸다고 6일 보도했다. 8차 대회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 2021.01.06. (사진=노동신문 캡쳐) [email protected]

임 교수는 "그동안 북한경제는 당 정책, 지침과 실물 경제가 별개로 움직인 측면도 많았다. 김정은 통치스타일을 고려하면 앞으로 북한 사회는 정권 수립 이후 최대의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얼마나 민주주의적 방식으로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할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하지만 민심을 청취하고 반영하고자 노력하는 태도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김일기 책임연구위원과 이수석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북한 노동당의 변화와 당 규약 개정' 보고서에서 "북한경제가 악화되고 주민생활이 피폐해지는 상황에서 이전보다 훨씬 정교하고 구체적인 경제목표와 발전방향이 담겨있는 인민대중주의, 인민중심주의의 새로운 경제노선을 선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임수호 책임연구위원은 '미래로의 은밀한 회귀: 북한 8차 당대회 경제기조 전망' 보고서에서 "7차 당대회에서 채택된 주요 정책들, 예컨대 인민경제의 주체화·현대화·과학화·정보화,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자력갱생과 과학기술중시의 기조는 8차 당대회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임 위원은 또 "심각한 자원 제약을 반영해 혁명적 군중노선과 속도전이 강조되는 가운데 사회주의기업책임관리제와 같은 경제개혁조치는 형해화될 소지가 다분해 보인다"며 "최근 실적이 부진한 농업과 금속 부문에 특별한 강조가 있을 전망이다. 기타 전력, 석탄, 철도운수 등 전통적 선행부문이 강조되는 반면 경공업 부문에는 투자 없는 자력갱생이 요구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상숙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 당 창건 75주년 기념식 특징과 제8차 당대회의 쟁점 및 전망' 보고서에서 "국가경제 5개년 계획을 수립하면서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를 유지하되 중앙의 개입을 일부 확대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북한 경제가 이미 시장을 수용한 계획으로 변화했고 사회주의 기업책임관리제를 헌법에 명기해온 상황에서 기업의 자율성 확대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보다는 일부 중앙의 개입을 확대하는 방향에서 절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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