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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대남·대미 중대 발표 예고…전격 대화 제의 나오나

등록 2021.01.06 13:2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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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통일 위업, 대외관계 진전 중요 문제 제기할 것"

당 대회 '핵' 언급 無…대미 '조건부 대화' 제안 가능성

대남 대화 전격 제의 나올 수도…북미회담 가교 포석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열렸다고 6일 보도했다. 8차 대회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 2021.01.06. (사진=노동신문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5일 평양에서 노동당 제8차 대회가 열렸다고 6일 보도했다. 8차 대회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했다. 2021.01.06. (사진=노동신문 캡쳐)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북한 노동당 8차 대회가 5일 개막한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대남·대미 전략 발표를 예고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6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당 대회 1일차 당 중앙위원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조국통일 위업과 대외관계를 진전시키는 데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또 개회사에서 이번 당 대회 소집이 "대내외 형세의 변화의 변화, 발전에 미치는 영향"에 있어 "특기할 정치적 사변"이라고 밝히며 대외 문제가 당 대회를 개최하는 주요 원인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번 당 대회에서 대미·대남 메시지를 제시하겠다고 분명히 예고한 것으로, 북미대화 재개 및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밝힐지가 관심이 쏠린다.

북미관계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그동안 미국 대선에 대해 계속 침묵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어떤  메시지가 나올지 더욱 주목된다.

바이든 행정부가 오는 20일 공식 출범하지만 대북 정책 관련 조직과 인사가 정비되는 데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김 위원장은 당장 대화를 재개하자고 제안하기보다는 일단 유보적 메시지를 내고 미국의 반응을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먼저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해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조건부 대화 제의가 나올 수 있어 보인다. 대화에 열린 입장을 취하되 선(先) 핵 포기를 강요하는 협상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원칙적인 입장을 강조하는 전략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차 당 대회에서도 "자주권 존중"을 전제로 적대관계에 있는 나라들과 "관계를 개선하고 정상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8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윌밍턴 퀸 극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0.12.29.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8일(현지시간) 델라웨어 윌밍턴 퀸 극장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0.12.29.

이날 공개된 당 대회 주요 의제에 '핵'이 언급되지 않은 점은 이런 기대감을 높인다. 김 위원장은 7차 당 대회에서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칭하고 '경제·핵 건설 병진노선' 추진을 재확인하는 등 지속적인 핵 개발 의사를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번 당 대회에서 대외관계 부분에 상당한 비중을 갖고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핵이란 용어가 나오지 않은 점으로 볼 때 호전적, 도발적 내용보다는 외교적 차원의 발언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대미 메시지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대북적대시 철회와 관련된 근본적 입장 변화를 한다면 비핵화 대화를 하겠다는 조건부 개념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대남 메시지도 관심이다. 김 위원장이 8차 당 대회에서 남측을 향해 '대화 제의' 또는 '협력 의사'를 밝힐 경우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장기 교착 국면을 이어온 남북관계에 반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 결렬의 책임을 남측에 물으며 대화와 협력을 거부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6월에는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삼아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며 대남 불만을 노골적으로 터뜨렸다.

이에 더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를 군사지역화하고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공세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고조된 남북 긴장은 김 위원장의 군사행동 계획 보류로 일시 완화됐으나 지난해 9월 서해상에서 남측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피격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다시 냉랭해졌다.

[서울=뉴시스] 조선중앙TV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17일 보도하고 있다. 2020.06.17.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선중앙TV가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장면을 17일 보도하고 있다. 2020.06.17. (사진=조선중앙TV 캡쳐) [email protected]

김 위원장이 이에 대해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낸 데 이어 10월 노동당 창건 기념일 연설에서도 대남 유화 메시지를 발신했지만 남북관계를 복원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남북관계 개선은 미국 정권 교체 상황에서 북한이 택할 수 있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북미대화 재개를 염두에 두고 남측을 가교로 활용하기 위해 남북관계를 재가동한다는 관측이다.

김 위원장은 거시적인 통일방안을 함께 제시할 수도 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 시절인 1980년 6차 당 대회에서 연방제 통일안인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7차 당 대회에서도 남북 당국 간 회담을 제안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충돌 위험을 제거하고 긴장 상태를 완화하는 것을 비롯해 관심사를 포괄적으로 협의·해결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당면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급하고, 남북 대화나 협력을 재개하기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라는 제약이 있기 때문에 전격적인 대남 제안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 매체들은 이날 김 위원장 사업총화의 개요만 전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은 오는 7일 공개될 당 대회 2일차 보도에서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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