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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대교 '자살예방문구' 사라질까 남을까…존치 검토

등록 2021.01.24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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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행정사무감사서 효과 재검증 요청

市, 전문가자문회의 효과유무 검증해 최종결정

투신 차단율 높이기 위해 안전난간 설치공사도

[서울=뉴시스] 서울 마포대교에 적혀 있었던 자살 예방 문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 마포대교에 적혀 있었던 자살 예방 문구.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배민욱 기자 = 서울시가 한강대교 난간의 자살예방문구 존치 여부를 검토한다.

시는 지난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자살예방문구가 지워진 것을 시작으로 한강대교 문구도 전부 지울 계획이었다. 하지만 서울시의회가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자살예방문구 효과 재검증을 요청함에 따라 존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한강대교 자살예방문구에 대해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효과 유무를 검증해 존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자살예방문구는 2012년에 시작됐다. 시와 삼성생명이 합동으로 벌인 '생명의 다리' 캠페인을 계기로 실시된 것이다.

시는 2012년 한강 다리 중 투신율 1위인 마포대교 난간에 시민 공모로 받은 '자살예방문구'를 써넣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당시에는 난간에 감지기가 장착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설치됐다. 사람이 지나가면 불이 켜지면서 문구가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2013년에는 시민 공모를 거쳐 문구를 선정해 다리에 새겼지만 2015년 말 캠페인 중단과 함께 조명을 없애고 일부 문구만 남겼다. 투신 방지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면서다. 시는 2019년 10월 마포대교에 적힌 자살예방 문구를 전부 없앴다.

한강대교에는 2013년 자살예방문구를 넣었다. 시민들이 직접 쓴 마포대교 문구와 달리 한강대교에는 사회 명사 44명이 만든 문구가 들어갔다. 성악가 조수미, 배우 하정우, 가수 이효리, 체조선수 손연재 등 유명 인사들이 참여했다.

박 전 시장도 지난 2013년 한강대교 난간에 '우리, 맘잡고 다시 해보아요. 행운은 잠시 쉬고 있을 뿐입니다'라는 문구를 적었다.
[서울=뉴시스] 서울 마포대교에 적혀 있었던 자살 예방 문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서울 마포대교에 적혀 있었던 자살 예방 문구.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시는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이 적은 자살예방문구를 지웠다. 비서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박 전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가 작성한 '자살예방문구'를 보는 게 불편하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시는 이를 계기로 한강대교 자살예방문구도 전부 삭제할 계획이었으나 서울시의회 재검증 요청에 따라 존치 여부를 살펴보게 된 것이다.

시의회는 "한강대교 자살예방문구의 효과 유무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삭제 전에 자살예방문구의 효과 유무를 재검증하고 효과적인 자살예방이 가능토록 조치해달라"고 요청했다.

시는 3월까지 한강대교 자살방지문구 효과 검증과 존치 여부를 결정해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자살예방협회, 서울시자살예방센터, 보건의료정책과, 소방재난본부가 참여한다.

시 관계자는 "자살예방 관련 자문단 구성과 자문을 실시한 뒤 3월까지 자문의견에 따른 세부 조치계획을 수립해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는 한강대교에 안전난간 설치공사도 진행 중이다. 투신 차단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 난간 철거 후 안전난간을 설치하는 방식이다. 공사는 11월24일까지 예정돼 있다.

추상적인 문구보다는 물리적으로 펜스를 높이는 것이 투신 시도를 줄이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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