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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법위, 이재용 판결에 "승계 포기보다 실효성 있는 조치 있나" (종합)

등록 2021.01.21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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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과는 상관없이 할 일 계속할 것"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로고가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형 소식에 주가는 급격히 동요했다. 2021.01.19.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고범준 기자 =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삼성 로고가 보이고 있다. 지난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실형 소식에 주가는 급격히 동요했다. 2021.01.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결과와 관련해 "4세 승계 포기보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발생 가능한 위법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방안으로서 더 실효성 있는 조치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최근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로부터 실효성을 지적받은 데 대한 입장이지만 사실상 재판결과에 대한 우회적인 불만표시란 해석이 나온다.

앞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지난 18일 열린 최종공판에서 준법감시제도의 실효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며 양형에 반영하지 않았다.

준법위는 21일 입장문을 통해 "재판이 계기가 돼 출범했지만 독자적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어떠한 논평도 낼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도 "판결 이유 중 위원회의 실효성에 관한 판단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명히 다르다"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 활동의 부족함을 채우는 데 더 매진하고, 오로지 결과로 실효성을 증명해 낼 것"이라며 "판결과는 상관없이 제 할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 이재용 부회장도 최근까지 이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 2월 출범 이후 바람직한 준법경영 문화를 개척하려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준법위는 "판결의 판단 근거에 대해 일일이 해명하지 않겠다"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겠다. 위원회 활동의 부족함을 더 채우는 데 더욱 매진하고, 오로지 결과로 실효성을 증명해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위원회는 '삼성 준법이슈의 핵은 경영권 승계 문제에 있다'고 초기에 진단했다"며 "그래서 삼성에 근원적 치유책을 고민해 달라고 최우선으로 주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이 대국민 회견을 열고 4세 승계 포기를 선언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입장 하고 있다. 2020.05.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입장 하고 있다. 2020.05.06. [email protected]



준법위는 "경영권 승계에 관해 과거의 위법 사례와 결별하고 앞으로 발생 가능한 위법행위를 원천 차단하는 방안으로서 (4세 승계 포기보다) 더 실효성 있는 조치가 무엇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승계 문제가 해소되면 이제 남는 문제는 '지배구조의 합리적 개선'이고, 위원회는 이에 대해 검토를 하고 있던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준법위가 이처럼 입장문을 내고 직접적인 불만을 드러낸 데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국내 1위 기업의 오너를 국민 앞에서 승계 논란 등에 대해 고개 숙이고 사과하게끔 만든 주역인데, 재판부 지적이 자존심을 긁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법관, 시민단체 출신 인사, 교수 등 각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조직으로서 삼성에 큰 변화를 이끌었는데도 불구, 활동에 대한 인정을 거의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준법위는 이날 약 1년간의 활동을 통해 내부에서 최고경영진이 준법 이슈를 다루는 태도가 달라지고, 준법 문화가 서서히 바뀌는 것도 감지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준법위는 "앞으로도 '가장 바람직한 준법감시제도는 무엇일지' 전문가들과 사회 각계의 혜안을 모으고 구현해 나가겠다"며 "건강한 지배구조 구축 문제에 더 집중하고 승계 관련해서도 다른 리스크 예방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 밖에 '노동'과 '소통' 의제도 각별히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준법위는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정기회의를 열고 위원회 활동의 실효성 강화를 위한 위원회 운영규정 개정안을 논의했다.

준법위는 개정안에서는 ▲준법위의 권고에 대한 관계사의 불수용 여부를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 결정하도록 하고 ▲준법위의 재권고 시 그 수용 여부도 이사회에서 결의하되 해당 이사회에 대한 준법위위원장의 출석 및 의견 진술 권한을 보장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준법위는 오는 26일 오전 10시에는 삼성전자 서초사옥 6층 임원대회의실에서 7개 관계사 대표이사들과 최고경영진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간담회에서 상견례와 함께 관계사 준법문화 정착을 위한 최고경영진 역할 등에 대해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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