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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남아공 변이 기존 항체 무력화 직접 연구 착수

등록 2021.01.21 18: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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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연구진 완치자 혈청에 변이 노출 실험결과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 "재감염 보호 못할 수도"

브라질 변이 등에서도 재감염 사례 잇따라 보고돼

질병청, 항체치료제 효과 연구…2~3주 소요될 듯

[인천공항=뉴시스]박미소 기자 = 국내에서 브라질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된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입국자들이 방역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2021.01.19. misocamera@newsis.com

[인천공항=뉴시스]박미소 기자 = 국내에서 브라질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확인된 1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입국자들이 방역 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2021.01.19.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과 브라질에서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기존 코로나19 항체를 무력화해 재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보고가 잇따르자 방역당국이 자체 조사에 나선다.

임숙영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21일 오후 충북 오송 질병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국내에 확보된 (변이) 바이러스를 배양해 국내에서 개발되는 (항체) 치료제나 백신과 관련해 항체가 어떻게 형성되는지, 면역반응이 어떻게 되는지 등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대본은 이번주 안으로 변이 바이러스를 배양한 실험을 시작할 예정이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치료제 효과를 세포주 수준에서 조사할 예정으로 조사 기간은 2~3주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우리 몸은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그에 대항할 항체를 형성한다. 이 항체 가운데서도 해당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항체를 중화항체라고 부른다. 중화항체는 바이러스가 사라진 뒤에도 남아 재감염을 막는데 이를 두고 면역이 형성됐다고 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유전물질을 감싼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인간 숙주세포에 침투하고 이 때 항체도 만들어진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항체 중 중화항체는 다음 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들어올 때 해당 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에 붙어 무력화한다.

이렇게 해서 한번 감염된 이후 재감염을 막을 수 있다. 백신은 유해한 바이러스를 코로나19로 우리 몸에 착각해 중화항체를 형성토록 하는데 그래서 스파이크 단백질만 만들어 투여(합성항원 백신)하거나 스파이크 단백질을 만드는 스파이크 유전자를 투여(바이러스 전달체·mRNA 백신)한다.

인플루엔자(독감)에 한번 걸린 사람이 다시 감염되는 일이 있듯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재감염 사례는 소수 있어왔지만 이번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관련한 재감염 사례가 주목받는 건 최근 발생한 변이들이 감염 연결고리라고 할 수 있는 스파이크 단백질에서 다수 변이가 확인된 경우들이기 때문이다.

재감염 사례와 관련해 논문이 게재된 변이는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이며 브라질 변이 관련해서도 재감염 사례가 알려진 바 있다.

외신에 의하면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 연구팀 등은 코로나19 완치자 44명으로부터 체취한 혈액을 남아공 변dl(20H/501Y.V2)에 노출시키는 연구를 진행했는데 그 결과 48%(21명)는 중화 활동이 나타나지 않았다. 해당 논문은 아직 동료 검토(peer review)를 거치지 않아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NICD는 누리집에서 이런 연구 결과를 예로 들며 "더 이상 재감염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걸 시사한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됐던 사람도 공중 보건 수칙을 고수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브라질 아마존 마나우스에서 발생한 이른바 브라질 변이(20J/501Y.V3)와 관련해선 현재 재감염 사례들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고 있다.

이보다 앞서 보고된 영국 변이(20I/501Y.V1)의 경우 영국 공중보건국 보고서 등에 따르면 재감염이 보고되기는 했지만 실험실 연구 결과 대조군과 비교한 결과 큰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대조군보다 재감염 사례가 적었다.

방역당국은 남아공 변이가 중화항체를 무력화한 사례에 대해서 확인했으며 브라질 변이 외에 미국 오하이주에서 보고된 변이 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은진 방대본 검사분석1팀장은 "최근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확진자의 회복기 혈청을 대상으로 남아공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방어 능력을 연구한 결과 일부 환자 혈청에서 방어능력이 무력화된 것이 관찰된 바 있다"며 "변이주에 대해서 재감염 우려가 의견으로 나오고 있는데 실제 재감염 사례를 이용해 혈청의 항체 중화능 등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이외에 다른 변이 바이러스를 통한 재감염 사례와 관련해선 "최근에 변이 바이러스가 남아공, 영국 외에 브라질에서 관찰이 되고 있고 또 얼마 전에는 미국 오하이오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관찰됐다고 하는 논문도 있었다"며 "브라질 같은 경우에는 재감염 사례가 보고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18일 기준 국내에서 해외 유입 확진자 58명에 대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으로 전장 유전체 분석을 진행한 결과 변이 바이러스로 확인된 경우는 18명이었다. 영국 변이 15명, 남아공 변이 2명, 브라질 변이 1명 등이다.

18명 중 13명은 해외 입국 이력이 있다. 다른 5명은 영국 변이 확진자와 접촉한 가족들로 지역사회 내에서의 추가 환자는 보고된 바 없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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