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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야구단 인수 승부수…정용진 홈런 타자 될까

등록 2021.01.26 09:3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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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 인수 예정

'유통은 놀이' 정 부회장 지론 담겨

쿠팡 친숙한 세대 이마트 익숙하게

야구단이 고객 접점 늘리는 플랫폼

[서울=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서울=뉴시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이마트가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기로 한 건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수 년 전부터 강조해온 '유통을 넘어서는 유통'의 연장선에서 띄운 경영 승부수라는 분석이다.

유통업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가깝다는 건 정 부회장 지론이었다. 그가 5년 전 "유통업의 경쟁 상대는 야구장이나 테마파크"라고 했던 건 저렴한 제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건 당연하고 놀이 문화 속에 쇼핑을 녹여내야 한다는 의미였다. 정 부회장은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를 출점하고, 일부 이마트 역시 복합쇼핑몰 형태로 리뉴얼 한 데 이어 이제는 야구단을 인수하고, 2031년 완공을 목표로 경기도 화성에 국제테마파크까지 짓고 있다.

업계는 이마트가 야구 팬이 이마트 팬이 될 수 있게 하는 작업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주요 소비층이 될 MZ세대에겐 이마트 같이 오래된 유통 회사보다는 최근 급성장한 e커머스 업체 쿠팡이나 마켓컬리가 더 익숙하다. 이들이 이마트, 이마트 트레이더스, SSG닷컴 등을 친숙하게 받아들이게 하려면 더 적극적인 스킨십이 필요하다. 야구단이 그 역할을 하게 될 거라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스포츠 구단을 운영하는 이유 중엔 이미지 개선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 이전 4년 간 매 시즌 프로야구 평균 관중수는 800만명이었다. 게다가 야구 팬 상당수는 10~40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셜미디어를 능수능란하게 활용하는 이 세대가 이마트 야구단을 자주 언급하면서 이마트에 익숙해지는 것 자체가 가장 좋은 홍보"라고 했다. 25일 이마트의 야구단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각종 스포츠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엔 한동안 이마트 관련 게시물이 폭발적으로 쏟아졌다.

유통과 스포츠를 결합해 야구 팬을 이마트 고객으로 직접 끌어들이는 마케팅도 예상된다. 팬을 대상으로 이마트는 물론이고 온라인 쇼핑 채널인 SSG닷컴을 활용한 각종 이벤트를 전개해 이들을 새 고객으로 유입하는 전략이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야구장 내에 편의점 이마트24, 노브랜드 버거 등 자회사를 집어넣어 올리는 매출은 큰 의미가 없다"며 "SSG닷컴을 한 번이라도 경험하게 하기 위해 고객과 접점을 늘리는 게 핵심"이라고 했다. 쿠팡이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말부터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쿠팡플레이라는 플랫폼을 새로 서비스하기 시작한 것처럼 이마트는 야구단을 더 많은 고객과 만나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이마트와 SK텔레콤은 이르면 26일 중에 양해각서(MOU)를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수 가격은 약 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SK와이번스는 쌍방울 레이더스를 SK그룹이 인수하면서 2000년 창단했다. 2007·2008년·2010시즌에 우승하며 SK 왕조 시대를 열었고, 2018시즌에 또 한 번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하며 신흥 명문 구단 반열에 섰다. 다만 코로나 사태 와중에 치러졌던 2020시즌엔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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