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연희 "20대 때 성장통…여행으로 위로 그 기분 전하고싶어"
영화 '새해전야' 스키장 비정규직 '진아' 役
아르헨티나 촬영…명장면은 유연석과 탱고
전 남친 역에 최시원 등장…"즐겁게 촬영"
지난해 결혼에 소속사 이전…새로운 변화
[서울=뉴시스]배우 이연희.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2021.02.03. [email protected]
배우 이연희가 영화 '새해전야'에서 연애도 일도 마음처럼 되지 않는 20대 청춘의 얼굴을 그렸다. 6년 만에 스크린으로 관객을 만나는 그는 지난 2일 화상 인터뷰에서 "재미있게 봤는데,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떨리고 긴장된다"고 말했다.
'새해전야'는 인생 비수기를 끝내고 새해엔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은 네 커플의 두려움과 설렘 가득한 일주일을 그린 영화다. 취업, 연애, 결혼 등 누구나 경험하고 겪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고민을 네 커플의 이야기 속에 담았다. 이연희를 비롯해 김강우, 유인나, 유연석, 이동휘, 천두링, 염혜란, 최수영, 유태오가 출연했다.
이연희는 '결혼전야'(2013)에 이어 홍지영 감독과 다시 호흡을 맞췄다. '새해전야'에서는 스키장 비정규직으로, 남자친구의 일방적인 이별 통보에 현실을 벗어나 무작정 아르헨티나로 여행을 떠나는 '진아' 역을 맡았다. 그곳에서 와인 배달을 하는 '재헌'과 우연히 만나 함께 하게 된다.
"20대 때 배우 적성 고민…'진아'처럼 여행으로 위로"
"저도 20대 때 했던 고민이기에 충분히 공감했어요. 20대 때 과연 제가 연기자로서 적성이 맞나 고민이 들었죠.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쯤 여행을 시작했고, 그런 면이 진아랑 비슷한 것 같아요. 여행으로 생각을 정리하며 힐링했죠. 영화에서 진아가 성장통을 어떻게 극복하고 자신을 위로하는지 전하고 싶어요."
[서울=뉴시스]이연희. 영화 '새해전야'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2021.02.03. [email protected]
이연희는 최고의 장면으로 유연석과 함께 춘 탱고 신을 꼽았다. "쑥스럽지만, 탱고 신이 아닐까 해요. 석양이 너무 예뻤어요. 촬영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즐기고 싶은 감동의 순간이었죠."
하지만 촬영이 쉽지만은 않았다. 석양의 순간은 짧았고, 해가 진 후에는 기온이 떨어져 추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탱고를 추는 장면이 예쁘게 나왔지만, 사실 너무 추워서 힘들게 촬영했죠. 그래도 낮에는 햇볕이 따뜻했고 예쁜 이국적인 모습에 촬영 자체가 즐겁고 행복했어요."
현지 분위기에 취해 '베사메 무초'를 부르는 장면은 직접 노래했다고 전했다. 이연희는 "감독님께서 미리 연습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실제 직접 불렀다"며 "현장에 있던 분들도 실제 연주자였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영화 '새해전야' 스틸.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2021.02.03. [email protected]
진아에게 힐링과 휴식의 공간이 아르헨티나였다면, 이연희에게는 파리가 그런 존재라고 했다. 버킷리스트로도 세계여행을 꼽았다.
"저도 힘든 시기에 진아처럼 무작정 혼자 첫 여행을 떠났죠.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나고 싶었고 파리를 갔어요. 테라스에서 멍하게 사람들을 쳐다보고 저에 대한 생각도 많이 했죠. 낭만적인 그 도시가 행복으로 느껴졌고, 새로운 인연과 추억이 생겼어요."
"결혼, 필요했던 순간…나이 듦, 배우 인생에 도움"
[서울=뉴시스]배우 이연희.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2021.02.03. [email protected]
30대인 현재, 20대 때 고민에 답은 찾았을까. "당시 배우로서 잘하고 있는 건지 딜레마에 빠졌어요. 사적인 생활도 중요한데, 마음 편히 밖에 나가거나 행동할 수도 없잖아요. '저 사람이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그런 생각들이 저를 힘들게 한 것 같아요. 제가 아닌 가면을 쓴 것도 같았죠."
하지만 돌아보니 감사한 마음이 커졌다. "하고 싶어도 못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름을 알리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으로 생각이 바뀌었죠. 그 시기가 지나고, '있는 그대로 나를 사랑하자' 생각했어요. 지금은 사람들을 대하는 게 편해졌죠."
이연희는 지난해 결혼에 이어 데뷔부터 19년간 몸담았던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는 등 새로운 변화들을 맞았다. 그는 "10대와 20대를 SM에서 보냈는데,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사람들과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배우로서 저 스스로 서야겠다는 생각에 결심했죠. 제 의견을 존중해줬고 서로 응원하면서 헤어졌어요. SM이 있어 제가 있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해요. 감사하죠."
[서울=뉴시스]배우 이연희.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2021.02.03. [email protected]
그 바탕엔 나이 듦이 한몫했다고 밝혔다. 이연희는 40대의 자신이 더 기대된다고 했다.
"20대엔 두려움이 컸다면, 30대엔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죠. 30대가 되니 두려움보다 어떻게 지혜롭게 극복해나갈지 생각하게 돼요. 제겐 30대가 너무 좋고 40대는 더 좋을 것 같아요. 결혼은 물론 나이 듦이 제 배우 인생에 큰 도움을 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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