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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애어른 같은 아이와 싱글맘의 팍팍한 세상 건너기…'아이'

등록 2021.02.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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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영화 '아이'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아이'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보육원을 나와 자립한 보호종료아동 '아영'은 대학교 아동학과를 다니며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간다.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지만, 제한된 금액을 넘는다는 이유로 지원금을 받을 수 없게 되고 아르바이트마저도 잘린다.

돈이 필요했던 아영은 생후 6개월 된 아들 '혁'이를 홀로 키우는 '영채'의 베이비시터가 된다. 영채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며 아등바등 혼자 혁이를 키우려 애쓰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하지만 아영이 혁이를 더 살뜰히 돌보는 모습을 보며 영채는 안정을 찾는다.

하지만 혁이에게 사고가 나면서 상황은 달라진다. 영채는 자신의 잘못을 아영의 탓으로 모두 돌린다. 아영을 내쫓고 소송까지 엄포하며 궁지로 몰아간다. 그렇게 다시 둘만 남게 된 영채는 결국 혁이를 다른 곳으로 보내는 선택을 한다.
[서울=뉴시스]영화 '아이'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아이'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9. [email protected]

아영은 자신의 삶으로 돌아왔지만, 영채 곁에 혁이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혁이를 다시 영채의 품에 돌려놓으려 한다.

영화 '아이'는 아기인 혁이를 말하는 동시에 힘겨운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아영과 영채를 뜻한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 묻어둔 부모의 부재는 아영에게 상처다. 보육원 친구들이 곁에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고 위태로운 모습투성이다. 남편과 사별해 홀로 남겨진 영채 곁엔 아무도 없다. 가게 사장인 '미자'만이 무심한 듯 그녀를 챙겨준다.
[서울=뉴시스]영화 '아이'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아이'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9. [email protected]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아이를 키우는 데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아영은 자신의 상처가 혁이에게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며, 영채에게 "도와주겠다"고 손을 내민다. 세상을 혼자 버텨내기에는 너무나 고되지만, 때로는 온기 있는 손길 하나가 큰 힘이 된다.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가 영화에 힘을 더한다. 영화 '증인'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에 돌아온 김향기가 묵묵하게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아영의 고된 얼굴을 그려냈다. 역시나 김향기만의 아영을 만들어내며, 감정 표현이 크지 않아도 그 단단하고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싱글맘 영채로 분한 류현경은 욕을 맛깔나게 하며 거침없고 털털한 모습부터 어설픈 초보 엄마까지 현실감 있는 연기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염혜란도 영채를 챙기는 미자 역을 맡아 큰언니 같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서울=뉴시스]영화 '아이'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아이'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2021.02.09. [email protected]


영화는 보호종료아동과 싱글맘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그렇다고 사회를 비판하는게 아니라 녹록치 않은 현실에서 여성들이 서로를 보듬고 어떻게 힘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들이 서로에게 기대며 다시 발을 내딛는 모습은 세상은 혼자 살아갈수 없다는 것을 전한다. 애어른 같은 아이와 아이 같은 엄마를 통해 내 주변에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가 있는지 돌아보게 한다.

10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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