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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너 김민수, 시각장애 딛고 프로성악가 첫 발 내딛는다

등록 2021.02.22 15: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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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영남대 성악과 졸업

테너 김민수, 시각장애 딛고 프로성악가 첫 발 내딛는다


[경산=뉴시스] 박준 기자 = "연주자로서 무대에 올라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음악을 하고 싶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노래를 통해 희망을 전할 수 있는 공익적 목적의 공연도 하고 싶고, 무엇보다도 관객들로부터 인정받는 성악가가 되고 싶다."

시각장애를 딛고 희망을 들려주는 성악도가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 성악가로 첫 발을 내딛는다.

 22일 영남대 성악과를 졸업한 테너 김민수(22)다.

김씨는 시각장애 3급이다. 어릴 때부터 앓아 온 안구 질환으로 서서히 시력을 잃어 중학교 3학년 무렵 의학·광학적 방법으로 개선할 수 없는 시력장애인 저시력 상태로 시력을 상실했다. 하지만 노래를 하는 순간의 행복함과 자신감이 지금까지 그를 무대에 서게 했다.

김씨는 "초등학생 때부터 노래를 부르고 무대에 서는 것을 좋아했다"며 "사실 부모는 남들과 다른 내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래를 배우게 했는데 뜻밖의 재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전형으로 영남대 성악과에 합격할만큼 실력이 출중했다.2017년 김씨가 영남대에 입학할 때까지 함께 합격한 학생들은 물론, 교수들도 김씨가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모를 정도였다.

한정된 장소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는 중고등학생 시절과 달리, 통학부터 강의실 이동 등 대부분의 생활을 스스로 결정하고 행동해야 하는 4년 간의 대학 생활이 힘들었을 듯하다.

김씨는 그러나 달랐다.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에서 대학 생활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었다"며 "학창시절에도 즐겁고 소중한 추억이 많지만 그때는 주위에 음악을 전공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았다. 하지만 대학에 와서는 주변 친구들이 대부분 음악 전공자다 보니 항상 음악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있었고 대학 생활 자체가 음악과 함께 하는 시간이니 행복하고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테너 김민수, 시각장애 딛고 프로성악가 첫 발 내딛는다


여러 가지 음악 기호가 섞인 악보를 보면서 연습해야 하는 전공 특성상 김씨는 다른 전공자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악보를 보면서 연습을 시작하는 여느 전공자들과 달리, 김씨는 악보를 완벽히 외워야 본격적인 연습이 가능했다.

성악을 전공하는데 시각장애가 큰 걸림돌이 될 법도 하지만 오히려 김씨는 "남들보다 빨리 악보를 외우는 것이 이제 익숙해졌다"며 "성악의 경우 소리의 느낌을 살리거나 감각적 표현이 중요한데 그만큼 음악 자체에만 집중해 연습할 수 있어서 실력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수용했다.

항상 긍정적으로 삶을 대하는 김씨의 태도는 성적으로도 이어졌다. 2017년 대학 입학 후 성적은 4년 내내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졸업을 앞둔 지난 마지막 학기에는 실기와 필기 모두 1등에 오르며 학부 수업을 마무리했다. 김씨는 22일 학위수여식에서 영남대 총장 특별상을 수상했다.

 올해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서양음악의 본고장인 유럽 유학도 검토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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