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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UNIST 1기 김진영 박사, 서울대 화학교육과 교수되다

등록 2021.02.23 13: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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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교수가 되고 싶다"

"여성과학자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교수가 되고 싶다"

[인터뷰]UNIST 1기 김진영 박사, 서울대 화학교육과 교수되다 


[울산=뉴시스]구미현 기자 = "교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여러 대학에 지원했지만 처음에는 다 떨어졌어요. 하지만 실패한 이유를 복기하고, 스스로를 보완해 나가면서 성장할 수 있었고 결국 2년 만에 값진 성과를 얻게 됐습니다."

서울대학교 화학교육과 교수로 임용된 울산과학기술원(UNIST) 화학과 김진영 박사는 23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진영 박사는 UNIST 학부 1기 입학생이다. 2009년 개교와 함께 입학해 학부와 대학원 과정을 모두 UNIST에서 밟았다.  2019년 2월 박사학위를 받고 졸업한 이후 UC샌디에이고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근무했고, 오는 3월부터 서울대 교수로서 새로운 시작을 앞뒀다.

김진영 박사는 “연구자로 성장하는데 있어 국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던만큼 국내에서 더 많은 후배 과학자들이 나오도록 기여하고 싶었다”며 “연구와 교육 두 가지 역할을 모두 해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감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김 박사는 학위과정 중 다공성 물질의 디자인과 합성을 통한 중수소 분리, 방향족 분자 감지, 단결정 다공성 복합재료 개발 연구를 해왔다. UNIST에서만 10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들 논문은 '미국화학회지(JACS)', '어드밴스트 머티어리얼스' 등 저명 학술지에 발표됐고, 표지를 장식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김진영 박사(왼쪽)와 문회리 지도교수 *재판매 및 DB 금지

김진영 박사(왼쪽)와 문회리 지도교수 *재판매 및 DB 금지


-최근 서울대학교 교수로 임용됐다. 소감은?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박사라는 호칭도 아직 어색한데, 교수라는 호칭을 듣게 돼 얼떨떨하다. 주변에서 많은 축하를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미국에서 돌아와 자가 격리를 마치고 부모를 처음 만났을 때 기뻐하던 모습이 생생하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지 2년 만의 임용이다. 비결은?

"UNIST의 슬로건이 ‘퍼스트 인 체인지(First In Change)’다. 뭐든지 먼저 도전하고 부딪쳐보는 것이 학교의 정신이다. 마찬가지로, 교수 임용을 향해 과감히 도전하고 실패하며 성장했던 것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 UNIST 1기로서의 경험이 성장의 밑바탕이 됐다.교수의 길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도, 직접 부딪치며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여러 곳에 지원했고, 처음에는 부끄러운 시간을 많이 겪었다. 면접이나 발표에서 거듭 미끄러졌지만, 이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 실전을 통해 경험을 쌓고, 면접에서의 실수나 잘못들을 복기하며 스스로를 보완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마지막 면접을 본 곳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

-학위과정 중에 어려움은 없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으면 졸업까지 대략 5~6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런데 첫 논문이 5년차가 되던 해의 9월에 나왔다. 오랜 시간 연구에 매달리고 노력했지만 실적을 얻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이만큼 실적이 없다면 그냥 연구실을 나와야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했던 날들도 있었다. 그때마다 힘이 되어 준 분이 지도교수인 문회리 교수다. 대학원에 처음 들어갔을 때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져가면 늘 꼼꼼히 살펴주고, 문제를 해결하고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지금까지 해 온 연구와 앞으로의 계획을 소개한다면?

"무기화학을 전공했고, 그중에서도 금속 클러스터와 유기 리간드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기공 구조를 가진 다공성 물질인 금속-유기골격체(MOF; Metal-Organic Framework)를 만드는 연구에 집중했다. 어떤 금속 클러스터와 유기 리간드의 조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기공 구조를 디자인할 수 있기 때문에 중수소 분리, 분자 검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한 매력적인 물질이다. 앞으로도 다공성 물질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다공성 복합재료 연구를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목표가 있다면?

"지도교수처럼 좋은 교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다. 두 가지 역할을 하고 싶은데, 먼저 학생들에게 가까운 교수가 되고 싶다. 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교수로서 고민과 어려움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진로를 지도해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또 한 가지는 여성과학자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교수가 되고 싶다. 활발히 연구 활동하며 한 명의 여성 과학자로서 당당히 설 수 있다면, 누군가의 편견을 깨고 또 누군가에게 용기를 주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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