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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방역 공무원, 지난해 13개월 일했다…"충원 절실"

등록 2021.02.24 15: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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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5개구 보건소 직원, 지난해 평균 735시간 초과 근무

표준 일과보다 30.6일 더 일한 셈…최장 1777시간 기록도

근무 수당·인사 평가 배려에도 "즉각적인 인력 보강 필요"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9일 광주 북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의 안면 보호대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사진 = 광주 북구 제공) 2020.09.09.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9일 광주 북구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의 안면 보호대에 땀이 송글송글 맺혀 있다. (사진 = 광주 북구 제공) 2020.09.09.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사상 초유의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방역 전쟁의 일선을 지킨 광주 지역 보건 공무원들이 지난 1년간 한 달 가량을 더 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 수당·인사 평가 등을 통해 보상을 받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체력 안배와 여가 시간 보장을 위한 인력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24일 광주 각 자치구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광주 5개 보건소 감염병 대응·역학조사 관련 공무원 158명의 초과 근무 시간은 평균 735시간이었다. 하루 24시간으로 나눠 환산하면 30.6일을 더 일한 셈이다.

월 평균으로 따지면 61.3시간 꼴로, 공무원의 하루 표준 일과 8시간보다 매일 3시간씩 더 일했다.

자치구 별로 최장 초과 근무자 시간은 ▲동구 1106시간 ▲서구 1752시간 ▲남구 1505시간 ▲북구 1777시간 ▲광산구 1380시간 등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선별진료소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실무자 또는 해당 부서의 책임자였다.

방역 공무원의 초과 근무 시간을 통해 지난 한 해 자치구별 코로나19 감염 확산 위기 시점도 짐작할 수 있었다.

동구보건소는 지역에 위치한 전남대학교병원 관련 연쇄 집단 감염 여파가 몰아치던 11월에 가장 많은 초과 근무를 했다. 총 2125시간이였다.

남구 역시 전남대병원과 진월동 호프집 등 지역과 밀접한 집단 감염원이 발생한 11월 초과근무(총 1961시간)가 가장 많았다.

서구 방역 공무원들은 상무지구 유흥주점 관련 n차 전파가 기승을 부린 7월과 8월에 각각  1960시간, 2144시간의 초과 근무를 했다. 

북구 공무원들에게 7월은 '고난의 달'이었다. 요양 시설·서울 확진자 관련 가족모임·배드민턴 동호회 등 집단 감염원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 3586시간을 더 일했다.

지역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2월 광산구보건소 직원들의 초과 근무 시간은 앞선 1월보다 9배 가량 폭증한 2515시간이었다.

방문판매업체 관련 지역 '2차 유행'이 한창이던 7월에는 광산구 내 주요 집단 감염원은 없었으나, 진단 검사 수요가 폭증했다. 7월 한 달에만 41명의 직원이 일과 외 4787시간을 근무했다.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8일 광주 광산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문진과 검체 채취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2020.07.08.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8일 광주 광산구 보건소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문진과 검체 채취 관련 논의를 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월별 초과 근무 수당 지급 보장 기준은 자치구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50시간 안팎이다. 재난 상황에선 예외가 인정돼 방역 관련 직원들은 일한 만큼 추가 수당을 더 받았다.

부서 승격 등을 통해 간호직 공무원들의 새해 인사에서도 약진이 두드러지기도 했다.

그러나 방역 공무원의 체력적 한계와 지속가능한 업무를 고려하면, 인력 충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광주 한 선별진료소 근무자는 "백신 접종이 시작되더라도 정부가 집단 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하는 올해 11월까지는 1년 여를 더 버텨야 한다. 부서간 인사 이동 등을 통해 방역 공무원의 체력을 안배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못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간호직 공무원은 "세계적으로 감염병 발병 주기가 5년에서 4년으로 짧아지는 추세다. 방역 분야에 대한 장기적인 비전과 인적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며 "당장 경험을 축적한 방역 일꾼들이 힘에 부쳐 공직을 떠나지 않고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인력 풀(Pool) 여유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학조사를 맡은 보건소 관계자는 "정부의 간호직 공무원 충원 노력에 대해선 긍정 평가하지만,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며 "각 지자체 차원에서라도 당장 야간·주말 근무 지원인력이라도 늘려 부담을 덜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설 명절 당일인 12일 오전 광주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의료진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1.02.12. 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설 명절 당일인 12일 오전 광주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 의료진이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1.02.12.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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